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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윙입푸드, ADR 발행해 130억원 조달 예정
투자자들은 도이체방크 투자받고 美 간다고 믿지만
나스닥 3부 리그서 일반공모 유상증자하는 격
“中기업, 국내서 자금 조달 어려워 새로운 조달 방법 찾은 것뿐”

제공=윙입푸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국 육가공 기업 윙입푸드 주가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소식에 요동치고 있다. 3월만 해도 ‘동전주’였던 윙입푸드는 해외증권 상장 결정 공시 이후 한때 2730원까지 치솟았다. 공시만 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독일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이때 발행한 신주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으로 비치는데 그 내막을 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 테슬라 등이 상장해 있는 나스닥에 기업공개를 하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상은 나스닥 3부리그 격인 캐피탈마켓에서 투자자를 찾는 유상증자에 가까워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이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찾고자 하는 것뿐이라 ‘호재’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윙입푸드는 보통주 375만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해 총 136억8700만원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지난 17일 밝혔다. 배정 대상자는 도이체방크, 발행가는 한 주당 3650원으로 책정됐다. 윙입푸드는 보통주를 발행한 다음 도이체방크에 예탁하고, 해당 원주를 기반으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할 계획이다. 즉 도이체방크가 직접 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ADR이 다 팔려야 윙입푸드에 돈이 들어온다.

ADR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상장된 주식을 미국에서 거래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예탁증서를 의미한다. 원주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하고, 증서만 미국에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으며, 이르면 내달 중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윙입푸드는 1ADR(주식예탁증서) 가격을 5476원으로 추산했다. 나스닥 캐피탈마켓의 최소 상장 요건인 주당 4달러에 맞춘 가격이다. 원주 교환 비율은 1대 1.5로, 총 250만ADR을 발행할 계획이다. 다만 SEC 허가가 필요하며, 현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따라 발행 조건이 바뀔 수 있다.

나스닥 상장을 노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윙입푸드 주가는 뛰었다. ADR과 교환되는 원주(3650원)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비싸게 책정됐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초 700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최근 2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윙입푸드가 문을 두드리는 시장은 나스닥 중에서도 3부 리그에 해당한다. 나스닥 캐피탈마켓은 일반적으로 나스닥을 일컫는 글로벌셀렉트마켓보다 상장 요건이 두 단계 낮다. 시가총액 5000만달러(한화 약 680억원)만 넘으면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여도 상장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다.

나스닥 캐피탈마켓은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나스닥 상장’을 호재로 내세울 때 등장하는 시장이다. 지난해 8월 나스닥 캐피탈마켓에 입성한 한류홀딩스는 공모가 10달러에 상장했지만, 첫날 7.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이날 기준 0.42달러로 추락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신규 상장기업이 각광받는 시장이 아닌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첫날 거래가 터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나스닥캐피탈마켓은 상장 이후 한동안 거래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장한다는 이유만으로 호재로 받아들이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성공적으로 ADR이 발행된다면, 미국에서 들어온 자금이 한국을 거쳐 중국 기업으로 들어간 뒤 홍콩에 있는 지주사로 유입되는 복잡한 구조다. 국경을 오가는 사이 주관 수수료도 배로 내야 한다. 이렇게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투자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만연한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고려하면, 상장 수수료를 배로 내더라도 해외에서 공모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한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ADR을 발행하는 첫 사례로, 윙입푸드 주가도 재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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