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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대위원 만찬에 앞서 참석자들과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22대 국회 여당 당선인과의 관저 만찬에서 파급력 있는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예산편성권을 적극 활용하라(16일 TK 당선인 만찬)”“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20일 PK 당선인 만찬)”“총선 참패, 다 내가 잘못했다고 하시라(22일 비례대표 당선인 만찬)” 등이 대표적인데 모두 만찬에 참석한 당선인의 입을 빌려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같은 모습을 두고 “윤 대통령이 만찬 정치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식 석상에선 대통령이 직접 말하긴 부담스러운 정치적 발언을, 국회의원이란 스피커를 통해 여당 지지층과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에 전언 형태로 알려지다 보니 야당에서 각을 세우기가 다소 애매하다는 장점을 활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만찬에 참석했던 한 국민의힘 당선인은 23일 통화에서 “국회의원에게 하는 말은 언제든 공개될 수 있다는 걸 윤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도 만찬 때마다 잠시 들러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윤 대통령의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발언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설과 맞물린 윤 대통령의 탈당설이 거론되는 시점에 나와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한 참석자가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하자 “나는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 국정 운영에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탈당설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됐는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대통령한테 탈당이 가당키나 한 소리냐. 모사꾼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10일 국회를 방문한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 화분은 홍 수석이 가져온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꽃.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만찬 때마다 “당에서 하는 이야기를 전부 듣겠다”“당을 부하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 중심 사고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 초 국무총리 인선을 두고 제기된 비선 논란에 대한 지지층 달래기란 해석이 제기됐다.

만찬에 참석한 일부 당선인은 “대통령에 대한 오해가 일부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당선인은 23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민주당을 상대해왔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거부권을 쓸 수밖에 없던 이유를 허심탄회하게 설명했다”며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당선인들 사이에서 ‘오해가 풀렸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당·정이 더욱 밀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만찬 정치를 통해 대면 스킨십에 강한 윤 대통령의 강점이 발휘됐다는 시선도 있다. 한 비례 당선인은 “언론에 격노하는 대통령으로 보도됐던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니 인간적이란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비례대표 만찬이 끝난 뒤 관저 밖까지 나와 참석자들과 일일이 포옹과 악수를 했다. 여권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수많은 특검법과 마주해야 할 윤 대통령 입장에선 여당의 단일대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식사 정치가 더욱 잦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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