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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한겨레 자료사진

대학 동문과 지인 등 수십 명의 여성 사진을 이용해 성적 욕망을 유발할 수 있는 불법 합성물을 제작·유포한 20∼40대 남성들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한 피해자가 “온몸이 오들오들 떨릴 만큼 말도 안 되게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자는 2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에 썼던 그냥 웃고 있는 내 얼굴을 삽입한 사진들을 보고 너무너무 무서웠다. 너무 참담했다. 이렇게까지 이걸 합성해 즐긴다는 게 혐오스럽고 메슥거리고 역겨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피해자들의 사진을 이용해 불법 합성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 채널과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3명을 구속,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만 6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2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구속된 ㄱ(40)씨와 ㄴ(31)씨는 모두 피해자들과 같은 학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을 도운 ‘추적단 불꽃’ 활동가이자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 에디터인 원은지씨도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에서 “요즘에는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볼 수 있으니까 주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들이 (불법 합성물의) 재료가 됐다”며 이미지·음성 합성기술인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어 “이 범죄의 이름이 ‘지인 능욕’으로 불리고 있다 보니까 경찰에서도 지인 사이에서 벌어진 범죄가 아니냐고 느껴 피해자들에게 혹시 의심 가는 사람(이) 있냐고 먼저 물어볼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내 주위에 누가, 어제 만났던 누구, 어떤 남자 선배, 이런 사람들을 의심하다 보면 더 공포스러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을) 잡고 보니 (피해자들과) 아는 사이였는데 피해자 입장에서 (그전까지는) 아는 사람이 이러는 건지 흥신소 등을 통해 신상 정보를 캐내 테러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어 더 불안한 시간이 3년 넘게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원 에디터는 딥페이크 범죄가 다른 디지털 성범죄보다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직접적인 성착취물이 아니라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허위 불법 합성물이라는 인식에서다. 원 에디터는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도 “실제로 경찰이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이 사건이) 엔(n)번방 수준은 아니라며 선을 긋기도 했는데 당연히 다른 범죄”라면서도 “이 범죄에 맞는 적극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데 피해자들이 성인이고, 또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있는 반면 성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별도의) 법은 없다 보니까 (수사가 3년 가까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2021년 7월부터 경찰에 신고했지만 각 경찰서는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중지나 불송치 결정을 한 바 있다.

원 에디터는 딥페이크 범죄를 막기 위해서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원 에디터는 “이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여러 곳에 있을 수 있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다”며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에도 데이터가 쌓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범죄는 피해자의 존엄을 살인하는 행위”라며 “(범죄자들은 반드시) 잡힌다”고 경고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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