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면서 이륙 때와 착륙 때를 제외하곤 안전벨트를 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착륙 때는 안전벨트 경고등이 켜지기도 하고, 승무원들이 일일이 확인하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비행기가 고도를 유지하며 날아가는 순항고도에 이르면, 난기류가 예상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고등이 꺼집니다. 승객들도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옆자리가 비어 있으면 안전벨트를 풀고 누워서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싱가포르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 인명피해가 나면서 난기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했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고였기 때문입니다.

■ 난기류는 언제 발생할까?

하늘 위에서 난기류는 거의 항상 발생한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강도가 약해서 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강한 바람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난기류는 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속도가 다른 공기가 만나게 될 때 난기류의 강도는 강해집니다. 뭔가를 태울 때 피어오르는 연기가 주변 공기와 만나면서 소용돌이치듯 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난기류입니다.

속도가 다른 공기가 만나게 되는 경우는 항공기가 만나게 되는 제트기류 주변이 한 예입니다. 또 산악지대를 지나거나 수직 구름을 지날 때 강한 난기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칠레 산티아고 시내를 높은 산맥이 둘러싸고 있다.

비행기는 엔진의 힘으로 앞으로 나가는데, 난기류가 비행기 날개에 부딪히게 되면 비행기가 뜨는 힘, 즉 양력에 영향을 주고 이때 비행기가 흔들리게 됩니다(양쪽 날개에 다르게 영향을 미치면 비행기가 좌우로 흔들립니다). 다만 같은 난기류라고 하더라도 비행기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비행기의 디자인입니다. 날개 면적으로 비행기의 면적을 나눈 수치, 즉 익면 하중이 얼마나 되느냐입니다. 이게 클수록 비행은 부드러워집니다.

비행 속도도 영향을 미칩니다. 비행기가 천천히 날고 있다면 난기류에 적응할 시간을 벌게 됩니다. 그래서 좀 더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빠르게 날고 있다면 충격은 더 커지게 되겠죠.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강한 바람을 만났을 때 속도에 따라 운전대가 흔들리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 그럼 난기류가 가장 심한 노선과 공항은?

위에서 난기류가 발생하기 쉬운 곳을 설명했습니다. 그런 지역을 지나는 노선에서 강한 난기류를 만날 가능성이 큰 겁니다. 태평양과 안데스산맥이 만나는 곳, 강한 상승 기류와 뇌우 활동이 많은 적도 지역이 그 예입니다.

난기류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엔 EDR(Eddy Dissipation Rate)이 있습니다. 과거엔 조종사나 승객의 느낌으로 강도를 측정했지만 이를 항공기 유형이나 비행 고도, 난기류를 겪은 느낌 등에 좌우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기준으로 터블리(tubli)가 집계한 순위를 보면, 평균적으로 칠레 산티아고와 볼리비아 산타크루즈를 오가는 노선의 난기류가 가장 심했습니다. 바로 안데스산맥을 따라 비행하는 노선입니다. 2023년 미국과 영국의 기상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15만 개의 노선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난기류가 심한 공항은 일본에 있는 공항들이 상위권에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산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적 특성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순위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난기류로 인한 사망자는 얼마나?

난기류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미국 항공사의 경우 난기류로 인한 마지막 사망자는 1997년 도쿄에서 호놀룰루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사 비행기가 태평양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났을 때였습니다. 다만 기후 변화 등의 영향으로 비행기가 운항 중 난기류를 만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이로 인한 부상자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09년부터 2022년 사이 승객과 승무원 163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대형 항공사 사고의 3분의 1 이상이 난기류이기도 합니다.

사실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면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부상을 예방하려면 항상 안전벨트를 매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되는 난기류는 조종사가 피해갈 수 있지만, 사상자가 나는 난기류 사고는 조종사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젠 비행기 좌석 옆자리가 비어 있다고 해서 누워 가는 일은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안전벨트로 몸을 묶어 놓은 상태가 아니라면요.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485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2차전지 소재 투자 축소 없다” 랭크뉴스 2024.05.23
17484 [속보] ‘대구판 돌려차기’ 가해자, 징역 50년→27년 감형 랭크뉴스 2024.05.23
17483 조국 "盧, 검찰·언론에 조리돌림…어떤 것인지 나는 안다" 랭크뉴스 2024.05.23
17482 자녀와 싸운 13살 학생 찾아가 흉기 찔러…40대 엄마 징역형 랭크뉴스 2024.05.23
17481 테슬라 제쳤다… SK시그넷, 美 전기차 충전 보조금 점유율 1위 랭크뉴스 2024.05.23
17480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5%로 11회 연속 동결 랭크뉴스 2024.05.23
17479 여름도 안 왔는데 벌써 '겨울 옷' 나왔네…홈쇼핑, 고물가 '역시즌' 마케팅. 랭크뉴스 2024.05.23
17478 [단독] 부동산 대출 부풀리기 급증에… 금감원, 은행 자체 감사 결과 제출 주문 랭크뉴스 2024.05.23
17477 [단독] 방통위 시정명령 받은 카카오, SBS M&C 지분 매각 본격화 랭크뉴스 2024.05.23
17476 국민의힘 신동욱 "대통령이 격노하면 안 되나" 랭크뉴스 2024.05.23
17475 김호중, 학폭 의혹까지…“깡패라 으스대며 무차별 폭행” 랭크뉴스 2024.05.23
17474 "우리 애랑 왜 싸워"…13세 학생 찾아가 흉기로 찌른 엄마 징역형 랭크뉴스 2024.05.23
17473 "라인야후 행정지도 거칠고 과했다" 한일 경제 전문가의 일침 랭크뉴스 2024.05.23
» »»»»» 난기류가 가장 심한 노선은 어디일까?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5.23
17471 [단독] 검찰,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30일 소환 통보 랭크뉴스 2024.05.23
17470 세계 유명 쉐프도 울리는 ‘부산 맛집’…백화점 귀한 몸 랭크뉴스 2024.05.23
17469 "홈쇼핑·라방에 잠 못 이루는 밤" 카드 매출 가장 높은 시간대는? 랭크뉴스 2024.05.23
17468 여친 성폭행 막다가 남친 지능장애…징역 50년→27년 감형, 왜 랭크뉴스 2024.05.23
17467 인기 떨어진 테슬라, 유럽 판매량 15개월 만에 최저 기록 랭크뉴스 2024.05.23
17466 담임에게 ‘왕의 DNA를 가졌다’ 보낸 교육부 사무관 결국 중징계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