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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둔 가운데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당사자가 김씨 본인인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김씨가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직접 빼냈다고 의심하고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사고 당일 김씨가 탄 차량 3대의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진 대 대해 김씨 측은 처음에 ‘메모리카드가 원래 없었다’고 진술하다가 ‘본부장이 스스로 판단해 제거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경찰은 메모리카드를 빼낸 게 김씨 본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범죄 혐의의 유력 증거를 다른 이가 인멸할 것을 알면서도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씨 소속사 본부장은 경찰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등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공모·실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직후 소속사 막내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수습을 종용했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김씨가 모친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특가법상 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방조 등의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도 범인 도피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검찰은 이날 오후 법원에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뒤늦은 측정으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김씨에게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상 음주 또는 약물로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를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씨 측은 음주 사실은 인정하되 음주량을 축소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21일 경찰에 출석해 “사고 당일 음식점에서 소주·맥주 폭탄주 1~2잔, 유흥업소에서 소주 3~4잔 등 총 10잔 이내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키 173㎝, 몸무게 92㎏인 김씨 체구를 고려할 때 뺑소니 당시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조사 내내 “기억을 잘 못한다” “양주는 입에만 살짝 댔다” “소주도 별로 안 마셨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틈틈이 녹차 등 음료를 섞어 마셨다” “공연을 앞두고 성대를 보호하려고 많이 음주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등을 조작하다가 순간 실수로 사고를 냈다” 등 주장도 했다. 음주 영향이 있어야 성립하는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벗어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수 김호중이 오는 23∼24일로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 외벽에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경찰은 “음주는 절대 안 했다” “공황 때문에 뺑소니를 쳤다” 같은 초기 진술이 사실상 거짓이었던 것으로 보고 김씨 일당의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씨는 23~24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씨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해당 공연 리허설 명단에서 김씨 이름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심사가 일반적으로 피의자를 구인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24일 공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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