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비상용 산소마스크 주렁주렁…한국인 탑승객 1명 방콕서 부상 치료


비상착륙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기내
[네이션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나와 아내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고, 통로를 걷던 일부 승객은 공중제비를 돌았어요."

극심한 난기류를 만나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한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에 타고 있던 영국인 제리 씨가 전한 끔찍한 비행 기억이다.

아들 결혼식 참석을 위해 여행 중이었다는 그는 BBC에 "비행기가 급락하기 전 경고가 없었다"며 "가족 중 아무도 죽지 않은 것이 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국 승객 앤드루 데이비스 씨는 "끔찍한 비명과 '쿵'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며 "공중에는 물건이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커피를 뒤엎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난기류가 심했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 자프란 아즈미르 씨는 "갑자기 비행기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이 천장으로 튀어 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탑승자들이 머리에 큰 상처가 나거나 뇌진탕을 입었다"며 "휴대전화와 신발도 날아다녔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방콕에 비상착륙한 여객기 외부에는 별다른 사고 흔적이 없지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기내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다.

비상용 산소마스크가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음식과 수하물을 비롯한 온갖 물건이 쏟아졌다.

대체기로 싱가포르에 도착해 가족과 재회한 승객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73세 영국 남성이며,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여객기가 비상착륙한 방콕 수완나품공항 측은 부상자 중 7명은 중상이라고 밝혔다.

여객기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한국인 탑승자는 1명이다. 애초 이 탑승자는 부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방콕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비상착륙한 여객기의 부상자들이 입원한 사미티벳 병원에 따르면 한국인 탑승자는 목 등의 부위에 근육통 증세를 보였으며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으며 23일 퇴원 예정이라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싱가포르항공 고춘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SQ321편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등 143명을 태운 대체기가 오늘 아침 싱가포르에 도착했다"며 "방콕에는 승객 79명과 승무원 6명이 남았다"고 말했다.

방콕에 남은 탑승자들은 부상자 외에 가족 등 일행이 포함됐으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싱가포르항공은 덧붙였다.

전날 싱가포르를 향해 고도 1만1천300m에서 순항하던 사고 여객기는 이륙 약 10시간 후 미얀마 인근 안다만해 상공에서 5분 만에 9천400m까지 급하강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고, 기장은 의료 비상상황으로 판단하고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일기예보서비스 아큐웨더(Accuweather)는 "항로에서 빠른 속도로 발달한 뇌우가 극심한 난기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큐웨더는 "뇌우는 종종 시속 100마일(약 161㎞)의 강력한 상승 기류를 동반한다"며 "항공기 바로 앞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기장이 대응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비상착륙한 여객기는 16년 된 보잉 777-300ER 기종이다.

싱가포르 당국은 태국으로 사고 조사 담당자를 보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도 사고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비상착륙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기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703 전공의 8%만 근무 중…정부, 미복귀자 처분 연일 고심 랭크뉴스 2024.07.05
20702 거대한 '비단뱀' 배 갈랐더니…아픈 아이 약 사러갔다 사라진 엄마가 나왔다 랭크뉴스 2024.07.05
20701 네타냐후,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 협상단 파견 승인(종합2보) 랭크뉴스 2024.07.05
20700 테슬라 공매도 세력, 주가급등에 이틀간 4조8천억원 손실 랭크뉴스 2024.07.05
20699 인류 첫 '스토리텔링' 증거? "5만1000년 전 '인간-돼지' 벽화 발견" 랭크뉴스 2024.07.05
20698 伊국영방송, 장관이 받은 야유를 박수로 편집…"북한이냐" 비판 랭크뉴스 2024.07.05
20697 美서 네번째 인체 감염 나왔다…'치명률 52%' 조류인플루엔자 공포 랭크뉴스 2024.07.05
20696 직장 동료 살해하고 도주한 40대…알고보니 피해자 아내까지 납치했다 랭크뉴스 2024.07.05
20695 누구도 막지 못했다… 강제입원까지 5단계, 구멍 숭숭 랭크뉴스 2024.07.05
20694 완주가 이득?…트럼프, 경쟁자 바이든 후보 사퇴 논란에 '뒷짐' 랭크뉴스 2024.07.05
20693 SUV차량 훔진 30대男, 차안에 있던 세살 여아에 한 행동에 ‘경악’ 랭크뉴스 2024.07.05
20692 "케네디, 한국서 개고기 먹었다"…美대선 때아닌 '개 스캔들' 랭크뉴스 2024.07.05
20691 작은 상처에도 발 절단 위험…‘당뇨발’ 여름철 관리법? 랭크뉴스 2024.07.05
20690 사퇴 여론 잠재울 수 있을까… 바이든 '운명의 48시간' 시작 랭크뉴스 2024.07.05
20689 “자유 지키려면 거짓선동과 싸워야”…윤 대통령, 2연속 자유총연맹 참석 랭크뉴스 2024.07.05
20688 푸틴 "트럼프 종전계획 진지하게 여겨…美와 대화 대선 후 가능"(종합) 랭크뉴스 2024.07.05
20687 마운트곡스 악재에… 비트코인, 2개월여만에 최저 수준 랭크뉴스 2024.07.05
20686 바이든 ‘미 대선 후보 사퇴론’ 선 그었지만…굿바이든 아니든 운명의 일주일 랭크뉴스 2024.07.05
20685 광주·전남·전북 경제동맹 결성… ‘호남권 메가시티’ 꾸린다 랭크뉴스 2024.07.05
20684 '상의 훌렁' 日도지사 후보 "나라망신? 그럼 퍼뜨리지 말라" 랭크뉴스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