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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 성과 공개
충주 장미산성 석축성벽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전경. 석축 구조 아래로 흙을 층층이 쌓아 올려 치밀하고 단단한 토축 성벽이 조성되어 있다. 충주=이혜미 기자


충북 충주 지역은 삼국시대 전략적 요충지였다. 백제의 땅이었다가 5세기 무렵 고구려 장수왕이 중원을 차지하고 '충주 고구려비'를 세웠다. 6세기 중반 이곳을 평정한 신라는 제2의 수도 '중원경'을 세워 세를 과시했다.

중원을 내려다보는 해발 337m 장미산에 축조된 '장미산성'은 3국 중 누가 지었을까. 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장미산성의 축조 주체에 관한 실마리가 처음으로 풀렸다. 2022년부터 진행된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의 발굴조사 결과, 백제가 최초에 쌓은 토성 구조물에서 백제 유물이 쏟아지면서다.

① 토성이냐? 석성이냐?


22일 충주 장미산성 북쪽 성벽 발굴조사 현장에서 살펴 본 산성 성벽은 육안으로도 뚜렷하게 아래의 토축(흙을 쌓은 것)과 위의 석축(돌을 쌓은 것)으로 구분됐다. 그간 겉 부분으로만 드러난 석축 성벽 외관으로 인해 장미산성은 전형적인 신라 양식의 석성으로 간주돼 왔다. 성벽 단면의 지질 조사를 통해 발굴팀은 먼저 만들어진 토축 성벽의 바깥 면을 일부 절단하고 그 이후에 돌을 쌓아 너비 7m, 높이 3m 이상 규모의 석축 성벽이 조성된 사실을 밝혀냈다.

② 토축 성벽에서 발굴된 백제 유물들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에서 발굴된 삼족기(왼쪽 사진)와 서울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백제의 토기는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자료사진


백제 양식으로 지어진 토축 성벽 안쪽에서는 같은 시기에 사용한 부뚜막 등 생활 시설이 확인됐다. 주변에서는 '삼족기(납작한 몸체에 다리가 세 개 달린 토기)' 등 5세기 전반 백제의 대표적인 토기가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출토된 토기는 백제 도성이었던 서울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것과 양식이 유사하다.

어창선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학예연구실장은 "이 성을 처음 쌓은 사람들이 살던 생활 구역에서 백제의 유구가 나왔다는 것은 성을 처음 쌓은 세력은 백제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성백제의 수도로 추정되는 곳에서 나온 토기와 똑같은 토기가 장미산성에서 발견된 것을 보면 백제가 이곳을 거점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충북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의 성과를 공개하는 학술간담회를 위해 진열된 발굴 유물들. 충주=이혜미 기자


③ 석축 성벽은 누가 쌓았을까


토축 성벽 이후 석축 성벽을 쌓은 건 또 누구일까. 한강이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본격적으로 향하는 기점이 되는 장미산성은 군사전략적 요새인 데다 교통과 물류 거점이어서 삼국이 모두 중요하게 활용한 지역이다. 삼국 문화가 뒤섞여 나타나 학자들이 정설 규명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 어 실장은 "가장 처음 성을 쌓은 주체가 백제인 것이 밝혀진 만큼, 향후 돌로 성벽을 쌓은 주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장미산성의 시대적 변화 양상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22일 공개된 충북 충주 장미산성 발굴조사 현장에 가장 처음 조성된 토축 성벽 부분. 연구소는 특히 토성을 선호했던 백제의 건축 양식과 같은 시기의 층에서 발굴된 토기의 백제 양식을 통해 장미산성을 처음 축조한 세력이 '백제'와 큰 관련이 있다고 봤다. 충주=이혜미 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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