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다음 달 19, 20일 싱가포르 클럽 공연
내무장관 "경찰, 공연 강행 시 조처"
'대중 공연 허가 기준' 위반 가능성
지난달 말레이시아도 공연 취소해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 사거리에서 열린 EDM 난장에서 '뉴진 스님' 개그맨 윤성호가 디제이 공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불교 DJ 공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진 스님'(개그맨 윤성호)이 싱가포르 불교계와 당국 압박에 현지 공연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앞서 윤씨는 말레이시아에서도 현지 불교계의 반발에 부딪혀 공연이 취소됐다.

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방송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DJ가 다음 달 싱가포르 클럽에서 승복을 입고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며 "이는 우리 불교 커뮤니티에 불쾌감을 줄 수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찰은 클럽 운영진에게 공연을 강행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고, 운영진도 협조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뉴진 스님은 불교 신도인 윤씨가 자신의 법명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름이다. 지난해 11월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은 뒤 각종 축제에서 승복 차림으로 디제잉을 하고 교리를 전파해 '힙한 불교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윤씨는 국내 인기를 발판 삼아 지난달 대만 등 해외로 진출했다. 다음 달 19, 20일엔 싱가포르의 한 클럽에서 공연 예정이었다. 소식이 알려지자 싱가포르 불교연맹(SBF)은 지난 19일 공연 금지를 요청하며 "뉴진 스님은 승려가 아니므로 승복을 입고 공연해선 안 된다. 이는 승려의 규율인 비나야(승려의 행동 강령)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개그맨 윤성호씨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뉴진 스님'의 싱가포르 공연 포스터. 인스타그램 캡처


불교 EDM(일렉트로닉댄스 뮤직) 공연은 '대중 공연이 특정 인종이나 종교, 문화 등에 공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싱가포르의 공공 엔터테인먼트의 허가 기준을 위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드윈 통 싱가포르 문화공동체청소년부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대중 엔터테인먼트 공연에 무엇을 올릴 수 있고 없는지에 대해 뚜렷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공연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허가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규정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다인종,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 살고 있고 서로를 존중하기 때문"이라며 "종교를 폄하하는 행위는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공연을 여는 클럽 측에 허가 조건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경찰은 윤씨의 공연이 "조건을 위반할 여지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자 클럽은 경찰에 합법적으로 공연을 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클럽 측은 "(윤씨 공연의) 의상, 제스처, 노래, 가사 등에 어떠한 종교적 요소도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불교는 싱가포르 국민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다. 2020년 싱가포르 인구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종교인 중 불교인은 31.1%에 달했다.

앞서 말레이시아도 지난달 예정됐던 윤씨의 공연을 취소했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지만, 개종을 유도하거나 타 종교를 모욕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불교계는 당시 윤씨의 공연 소식에 "유흥장소에서 승려를 흉내 내는 것이 부적절하다", "불교의 신성함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연관기사
• 뉴진스님·에일리...삼성노조 행사 출연진 맞아? MZ직원·일반인과 주파수 맞추기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1915130004606)• 김건희 여사, 참석한 사리 반환 행사… MZ 사로잡은 '뉴진스님'도 등장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1916310002539)• ‘힙한 불교’ 알린 ‘뉴진스님’, 말레이시아 불교계가 공연 막은 까닭은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51013020001513)• 뉴진스님에 "출가해 보시죠"...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격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43010420003335)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032 정부 “전공의, 복귀해야…불가능한 조건 말고, 대화 나서달라” 랭크뉴스 2024.05.20
27031 文회고록 대담자 “김정숙 인도행이 문제면, 김건희 쇼핑도 문제” 랭크뉴스 2024.05.20
27030 중대본 “전공의, 오늘까지 복귀해야…내년도 입학전형 변경 신속 마무리” 랭크뉴스 2024.05.20
27029 “할머니 맛이라니”…‘영양 비하’ 발언 사과했지만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20
27028 인천공항에 설치된 예술 작품, 석연찮은 선정에 관리도 부실 랭크뉴스 2024.05.20
27027 조국 “윤 대통령, 폭탄주 퍼마시듯 거부권 맘대로 사용” 랭크뉴스 2024.05.20
27026 [속보]경찰, 김호중·소속사 대표·매니저 등 4명 출국금지 신청 랭크뉴스 2024.05.20
27025 “이란 대통령 헬기 추정 잔해 발견…탑승자는 총 9명” 랭크뉴스 2024.05.20
27024 경찰, '음주 뺑소니' 김호중 및 소속사 대표 등 출국 금지 신청 랭크뉴스 2024.05.20
27023 이재명 "특검 거부권 반복해선 안 돼‥국민 인내심 시험 말아야" 랭크뉴스 2024.05.20
27022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정 잔해 발견…탑승자는 총 9명"(종합) 랭크뉴스 2024.05.20
27021 박지원 “김건희, 법당 아닌 법정 서야…해외순방 가려 간보기” 랭크뉴스 2024.05.20
27020 북, 美 '임계 이하 핵실험' 맹비난..."핵 위협 대처 강력한 억제 행동 불가피" 경고 랭크뉴스 2024.05.20
27019 9월 서울에 '필리핀 이모' 온다…서울시 "외국인에 5년간 2506억원 투자" 랭크뉴스 2024.05.20
27018 정부 "전공의 오늘까지 복귀해야…불가능한 조건 없이 대화하자" 랭크뉴스 2024.05.20
27017 "비트코인 피자빵 나왔네" CU, 피자빵 완판 기대 랭크뉴스 2024.05.20
27016 열흘 만에 음주 인정 김호중 “조사 끝나고 결과 나오면 돌아오겠다…열심히 사는 것 밖에”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5.20
27015 장애 동생 '나 몰라라'했던 형... 동생 사망하자 "재산 나눠달라" 소송 랭크뉴스 2024.05.20
27014 [속보]경찰, ‘음주 뺑소니’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 등 출국금지 신청 랭크뉴스 2024.05.20
27013 [개인연금 비상]① 보험사에 맡긴 노후자금 ‘마이너스’… 月 100만원 중 10만원 사업비 떼 가 랭크뉴스 202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