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재의 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을 찾아 “독재자의 호를 빌려 군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며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이름을 바꾸자고 주장했다. ‘일해(日海)’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호다. 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고 이승만 전 대통령에 빗대는 등 연일 선명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일해공원을 찾아 “전두환씨는 5·18 광주 학살의 주범”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발언에 앞서 지지자 등과 함께 “전두환 공원 거부한다”를 외치고 일해공원이 쓰인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매국노 이완용 호는 일당이다. 그러면 그의 고향인 경기 성남 분당의 어느 공원 이름을 일당공원으로 해도 되느냐”며 “일해공원이나 일당공원은 이름의 가치 측면에서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일해공원 명칭은 옛 기준이나 지금 기준으로나 그리고 현대사의 아픔을 따져봤을 때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6월 합천군 지명위원회에서 일해 공원 명칭을 원래대로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하자는 안건을 부결시켰다”며 “현재 우리나라 지명 표준화 편람에서는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도 특별한 반대가 없을 때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명 정비 관리 소관 부처는 국토지리정보원”이라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즉각 국토지리정보원장에게 지시해서 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특별 대우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명을 붙이는 원칙에 따라 처리하라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며 “그렇다면 5·18 학살 주범의 호를 군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새기는 것이 합당한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공원 표지석 뒷면에 적힌 문구를 읽으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표지석 뒷면엔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런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하여 이 표지석을 세웁니다’라고 쓰여 있다. 2008년 전씨가 직접 쓴 글이다. 조 대표는 “뭘 기념하자는 거냐”며 “(전씨는) 기려선 안 될 사람”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전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규탄대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 뒤를 따라가고 있다”고 하는 등 선명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일해공원에서도 공당 대표로서는 처음 이곳을 방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난 14일 경남 합천군 합천읍 일해공원 앞에서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소속 주민들이 ‘합천 전두환 공원, 국민이 거부권을 행사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이들은 17일 광주 금남로를 찾아 이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한다. 강현석 기자.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450 역주행? 급발진? 9명 참변?… 시청역 사고 미스터리 투성이 랭크뉴스 2024.07.03
23449 사고 운전자 68세…‘고령 운전 안전성’ 논란 재점화 랭크뉴스 2024.07.03
23448 '극우 집권만은 막자' 佛 좌파-중도 단일화 바람 랭크뉴스 2024.07.03
23447 ‘인스타용’이라도 좋다… 서울국제도서전 역대급 흥행 랭크뉴스 2024.07.03
23446 美민주 하원의원도 "바이든 재선포기해야"…의원중 첫 목소리 랭크뉴스 2024.07.03
23445 美민주 하원의원도 "바이든 재선 포기해야"…의원 중 첫 목소리 랭크뉴스 2024.07.03
23444 검찰총장 “이재명 대표 방탄 위한 보복 탄핵” 랭크뉴스 2024.07.03
23443 윤 대통령, 김홍일 방통위원장 사퇴 수용···야당 탄핵소추에 또 꼼수 사퇴 랭크뉴스 2024.07.03
23442 "형, 급발진이야" 시청역 사고 운전자 사고 직후 팀장에 전화 왜? 랭크뉴스 2024.07.03
23441 美 FDA, 알츠하이머 치료제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승인 랭크뉴스 2024.07.03
23440 美, '쿠바 내 中 도청시설 확대'에 "주시 중…필요시 적절 조치" 랭크뉴스 2024.07.03
23439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채상병특검법 상정 여부 주목 랭크뉴스 2024.07.03
23438 언제, 어디서든, 나일 수도... '참사의 일상성'에 소스라친 시민들 랭크뉴스 2024.07.03
23437 "평소에도 역주행 잦았다" 증언 나온 '그곳' 역주행·급발진 미스터리 풀릴까? 랭크뉴스 2024.07.03
23436 [단독] "구속 상태 김만배가 대선 직전 이재명 캠프와 소통"… 검찰, 진술 확보 랭크뉴스 2024.07.03
23435 전공의 안 돌아오는데…의정 갈등에 정치권 '공공의대'로 가세 랭크뉴스 2024.07.03
23434 카자흐 SCO 정상회의서 시진핑-푸틴 회동…'한반도 문제' 논의 랭크뉴스 2024.07.03
23433 "터치폰, 비싸도 이 액정써라"…삼성 움직인 '20년 CEO' 그녀 랭크뉴스 2024.07.03
23432 '명품백' 보관하고 있다면서 '대통령기록물' 판단을 왜 연말로 미루나 랭크뉴스 2024.07.03
23431 파월 "인플레 진전" 평가에 美 S&P 지수 5,500선 첫 돌파 마감 랭크뉴스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