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가 될 경우 "새살림을 차리는 게 낫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글을 올려 탈당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친윤계 의원들이 잇따라 비판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어젯밤 SNS에 올린 글에서 "홍 시장님, 더 빨리 나가셔도 좋다, 아무도 안 따라갈 것"이라며 홍 시장이 탈당을 해도 따라나설 의원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도 TV조선 유튜브 방송에 나와 "당에 분란을 일으키는 말씀을 줄여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TV조선 유튜브 '강펀치', 21일)]
"당이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쓴소리 아낌없이 해 주셔야겠죠. 그러나 당이 그러한 발언으로 인해서 당의 입장에 분란이 오고, 그런 말씀들은 조금 줄여주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여권 일각에선 이른바 윤-한 갈등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과 친윤계가 탈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는데,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파장이 일자 홍 시장은 오늘 오전 SNS에 다시 글을 올려 "지난 30여 년 간 이 당을 지키고 살려온 뿌리인데 탈당 운운은 가당치 않다"며 탈당설을 부인했습니다.
홍 시장은 "윤석열 후보에게 당이 한번 점령당했으면 됐지 문재인 믿고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괴롭힌 어린애에게 또다시 점령당하란 말이냐"며 "그런 배알도 없는 당이라면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정통 보수정당을 살리는 길이라는 걸 말하는 거다, 단순한 문장 하나 해독 못 하는 사람들이 많아 참 아쉽다"고 비판했습니다.
홍 시장은 최근 주로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겨냥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날 선 언급은 삼가왔는데, 이 글에선 "윤석열 후보에게 한 번 점령당했으면 됐지"라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습니다.
홍 시장은 또, 자신을 비판한 친윤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찐윤'이라는 사람들은 찐드기처럼 윤 대통령에 기생하는 진드기란 뜻으로 언론에서 붙인 말인데, 정작 본인들은 그 뜻을 모르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