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팩트체크] 윤 대통령, 채상병 특검법 거부 이유 따져보니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은 “특검법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권 행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과거 여러 특검법을 살펴보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5년간 13회에 걸친 특검법들을 모두 예외 없이 여야 합의에 따라 처리해왔다”며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3년 ‘대북송금 특검법’은 여당인 당시 민주당이 퇴장한 가운데 한나라당·자민련 등 야당이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했고, 2012년 ‘내곡동 특검법’도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 속에 통과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심 끝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기 때문에 특검법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과거 사례를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특검팀 수사팀장을 맡았던 2016년 ‘박근혜-최서원(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법’(국정농단 특검법)도 검찰 수사 진행 중에 국회를 통과했다. 2018년 ‘드루킹 특검’도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가 미진한 경우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경찰 수사 중에 도입됐다.

정 실장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이 추천한 4명 중에 야당이 특별검사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2명 중 1명을 임명하도록 한 채 상병 특검법 조항도 문제 삼았다. 그는 “(채 상병 특검법은) 야당이 고발한 사건의 수사 검사를 야당이 고르겠다는 것”이라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특검’ 때도 당시 야당인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 특검을 추천했고, ‘드루킹 특검’에서도 변협 추천 4명 가운데 2명을 야당이 추려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두 특검이 수사하려던 의혹에 여당과 청와대가 관련돼 있기 때문에 특검 추천권에서 여당을 배제한 것이다. 야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공수처의 수사에 대통령실 연루 의혹이 드러났기 때문에, ‘공정성·중립성이 의심된다’는 대통령실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비판한다. 다만 대통령실과 법무부는 “여야 합의 없이 야당에게만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부여한 전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 실장은 채 상병 특검법에 포함된 ‘언론 브리핑’ 조항을 두고도 “국회가 인권 침해를 법으로 강제하는 독소조항을 만든 것”이라며 문제 삼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참여한 국정농단 특검법 이후 드루킹 특검법, 고 이예람 중사 특검법(2022년) 모두 언론 브리핑 조항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424 라파 국경서 이스라엘·이집트군 총격전···이집트군 1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28
31423 '채상병 특검법' 오늘 재표결‥추가 이탈표 촉각 랭크뉴스 2024.05.28
31422 난데없이 엔진 바꾼 北…'ICBM 아닌 척' 누리호 따라했나 랭크뉴스 2024.05.28
31421 박주민 “채 상병 특검법, 이탈표 최대 9표···‘당론과 다른 흐름 있다’ 말해” 랭크뉴스 2024.05.28
31420 카페 앞에 얼음컵 던지고 간 아이 엄마… “몰상식” 비판 랭크뉴스 2024.05.28
31419 [단독] 세월호 유가족 정신 치료 늘고 있는데 '치과 치료' 탓한 해수부 랭크뉴스 2024.05.28
31418 軍사관학교 출신인데 ‘서자’ 취급…육군3사, 36%는 장기복무 원해도 강제전역[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5.28
31417 김호중 팬들 “조국·이재명도 있는데 김호중에게만 가혹” 랭크뉴스 2024.05.28
31416 이변은 없었다…'래미안 원베일리' 당첨자는 만점 통장 보유자 랭크뉴스 2024.05.28
31415 제임스웹, ‘우주의 새벽’ 관측…최초 은하 3개 탄생 장면 포착 랭크뉴스 2024.05.28
31414 "안구 돌출될 정도" 애견 유치원 직원이 반려견 폭행 랭크뉴스 2024.05.28
31413 트럼프 ‘성 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 마무리 단계… 28일 최후변론 랭크뉴스 2024.05.28
31412 별걸 다 꾸미는 MZ의 ‘키링’ 사랑 랭크뉴스 2024.05.28
31411 "없어서 못 판다"...중국서 즉석 복권 판매 80% 급증 왜? 랭크뉴스 2024.05.28
31410 中서 고전하는 제네시스, 관세로 또 타격받나 랭크뉴스 2024.05.28
31409 "20분 폭언‥녹취 있다" 고소 준비‥"남혐? 마녀사냥 방송" 재반격 랭크뉴스 2024.05.28
31408 韓 비타민D 토마토, ‘종자 공룡’ 바이엘이 전 세계에 판다 랭크뉴스 2024.05.28
31407 [투자노트] 돈 불려준다는데 진짜인가?… 헷갈릴 땐 이곳에서 검색 랭크뉴스 2024.05.28
31406 통창 너머 한강 한눈에…베일벗은 한강대교 호텔 '스카이스위트' 랭크뉴스 2024.05.28
31405 법안 하나에 599일 지지부진…법안처리 0건 의원도 랭크뉴스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