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영훈 전 고려대 의무부총장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해결책 찾아야"

"젊은 의사 없이는 필수의료 소생 안 돼…이들이 의료개혁 주체 될 수 있게"


(서울=연합뉴스) 김영훈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2024.05.22. [고려대안암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를 생각한다면 현 사태의 출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22일 김영훈(66)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나 해법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장과 대한부정맥학회 초대 회장,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고려대의료원장 등을 역임한 부정맥 분야의 권위자다. 현재는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국시를 거부했을 당시 고려대 의무부총장이자 고려대의료원장으로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함께 의대생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김 교수는 현재 3개월 넘게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로 국내 의료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의 가장 정점에 있는 대학병원이 모두 도산하게 생겼고, 이건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모두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증과 고난도의 수술·시술을 받아야 하는 많은 환자가 (치료) 타이밍을 놓치고 있고, 병원은 병원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쓰러져가는 대학병원을 생각하고 환자들을 생각하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의료계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국면이 지속되는 걸 가장 크게 우려했다.

김 교수는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사태의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조용히 입을 닫고 냉정하게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고려해 완전히 되돌리지 못하더라도 숫자에 매몰되진 않았으면 한다"며 "다 열어놓고 대화하면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조언했다.

응급실 대기하는 환자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전공의와 같은 젊은 의사들을 의료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의대생과 전공의들 없이는 필수의료를 절대로 소생시킬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의사들이 의료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끌어안아 달라"고 당부했다.

범정부적 노력과 함께 정치권이 나서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의사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할 때"라며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신뢰가 많이 흔들린 만큼 좀 더 적극적인 범정부적 노력이 필요하고 정치 지도자들도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의) 출구를 만들지 않으면 당장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의료를 나중에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도, 의료계도 대한민국 의료의 먼 미래를 고민하며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880 세탁소 맡겼다 망가진 신발…절반 이상은 '이것' 때문이었다 랭크뉴스 2024.07.05
20879 수장 바꾼 SSG닷컴, 첫 희망퇴직…월급여 최대 24개월 지급 랭크뉴스 2024.07.05
20878 전기차 배터리 연기 나면? 화학과 교수가 알려드립니다 랭크뉴스 2024.07.05
20877 김건희 여사 문자 파동…尹의 전대개입? 한동훈의 배신? 랭크뉴스 2024.07.05
20876 특검법 '나홀로 찬성' 역풍 직면한 안철수…"당에서 제명해야" 랭크뉴스 2024.07.05
20875 "꼭 사고 나시길"‥고객과 짜고 친 보험설계사 랭크뉴스 2024.07.05
20874 '3형제 승계 지렛대' 한화에너지, (주)한화 지분 9.7%→17.7%로 확대 랭크뉴스 2024.07.05
20873 탄핵 검사, ‘대면 루머’ 제기한 이성윤 의원 고소 랭크뉴스 2024.07.05
20872 ‘16명 사상’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급발진 주장 쟁점은? [뉴스in뉴스] 랭크뉴스 2024.07.05
20871 검찰총장 “탄핵은 직권남용·명예훼손…위법성 검토할 것” 랭크뉴스 2024.07.05
20870 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환원…경영권 관심없어"(종합) 랭크뉴스 2024.07.05
20869 국회 개원식 연기…‘해병대원 특검법’ 공방 계속 랭크뉴스 2024.07.05
20868 경찰 "시청역 사고 발생 전 CCTV에 부부 다투는 모습 없다" 랭크뉴스 2024.07.05
20867 [속보] '형제의 난' 효성 차남의 종전 선언…"상속 재산, 전액 사회 환원하겠다" 랭크뉴스 2024.07.05
20866 푸바오-강철원 사육사, 3개월만 재회···할부지 목소리에 반응 랭크뉴스 2024.07.05
20865 ‘판다 할부지’ 석달만에 푸바오 만났는데…푸바오 반응이? 랭크뉴스 2024.07.05
20864 면허대여 약국·사무장 병원 체납자 공개…부당이득금 97억원 랭크뉴스 2024.07.05
20863 ‘김건희 문자’까지 등장한 與 전당대회 랭크뉴스 2024.07.05
20862 학원 화장실서 여고생 흉기로 찌른 男동급생, 치료 중 사망 랭크뉴스 2024.07.05
20861 윤 대통령 지지율 26%…석달째 20%대 초중반에 갇혀[한국갤럽] 랭크뉴스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