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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7곳, 재건축 수주 '0'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3.3㎡당 1,000만 원에 가까운 공사비를 제안하고도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실패한 아파트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다. 서울지하철 3호선 매봉역을 코앞에 둔 ‘도곡개포한신아파트’다. 이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3.3㎡당 공사비로 920만 원을 책정해 지난달 말까지 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자가 전혀 없어 유찰됐다. 강남에서마저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업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게 업계 얘기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재건축 안전진단을 사실상 면제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고금리와 높은 공사비로 사업성이 악화해 시공사 선정조차 어려운 마당에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공급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마저 전략적으로 ‘미분양 없을 곳’만 수주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도급 순위 10위권 건설사 7곳이 정비사업을 한 건도 수주하지 않았다. 삼성물산(1위)을 비롯해 대우건설(3위) 현대엔지니어링(4위) GS건설(5위) DL이앤씨(6위) 롯데건설(8위) HDC현대산업개발(11위) 등이다. 그나마 GS건설은 지난달 부산에서 3,000억 원대 수주고를 올리며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질수록 옥석 가리기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서울 한남동과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지역 랜드마크(상징적 건축물)가 될 만한 단지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개포동 재건축 단지들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900만 원대라도 단지가 작으면 원가가 더 오른다”며 “강남이라고 선뜻 수주에 나서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주 가뭄은 지표로도 드러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건설업계 수주액은 34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8% 감소했다. 주택 수주액은 공공과 민간 모두 줄었다. 공공은 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5% 줄어 20년 사이에 가장 적었다. 민간 역시 전년보다 4% 줄어든 10조7,000억 원을 기록해 10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전년 동기 대비 건설업계 수주액이 쪼그라든 이유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쟁이 증가해 건축 수주 침체가 두드러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나마 수도권 수주액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로 토목 공사가 증가해 소폭(2%) 늘었지만 비수도권에서는 미분양 주택 적체 등이 수주액을 35%나 끌어내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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