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 대통령 거부권…야당 강력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을 규탄하는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요구하는 높은 여론에도 끝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이 도입돼 대통령실의 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권에 치명타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자신의 부정과 비리를 감추려 권한을 남용하고, 국민의 명령을 거부했다”며 주말 장외 집회를 예고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국은 ‘방탄 거부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실 “행정부 권한 침해 과도”

대통령실은 삼권 분립의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며 윤 대통령의 10번째 거부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행정부의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입법에 대해 국회의 재의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히려 대통령이 재의요구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입법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논리를 세운 것이다. 그는 “특검 제도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수사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보충적·예외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경찰과 공수처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탄핵 빌미될 소지 미리 차단 뜻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민심과는 역행하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살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채 상병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57%에 이르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여론의 부담과 4·10 총선 패배라는 민심의 경고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데는 특검이 도입돼 윤 대통령 격노설 등 ‘채 상병 사건 윗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탄핵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이재명 “헌법 권한 남용이 위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이 총선 민심을 거부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이 끝내 국민의 명령을 거부했다. 무도한 정권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에서 “가족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서, 자신의 부정과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 헌법이 준 권한을 남용하면 이게 바로 위헌, 위법,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김보협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제 무덤을 파는 결정을 하고야 말았다”며 “윤 대통령은 이제 검찰독재에 더하여 행정독재로 가고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비참한 말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의 10번째 거부권은 거대한 민심의 칼로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입법조사처 “사적이해 충돌 이유라면 헌법 위배”

탄핵 언급도 나왔다. 민주당의 박지원 당선자는 페이스북에 “레임덕으로 가는 길이 가속화되고 탄핵의 마일리지가 쌓여 간다”고 적었다. 이날 조국혁신당이 주최한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의 위헌성 관련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중대한 사법방해를 목적으로 하는 거부권 행사는 탄핵 청구에 인용될 정도의 중대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대통령 법률안 재의요구권의 헌법적 한계’라는 제목의 보고서(김선화 법제사법팀장)에는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대통령의 사적인 이해와 충돌한다는 이유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상 용인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담겼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새로운미래·정의당은 오는 25일 시민사회와 함께 서울 시내에서 범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9165 中 국채금리 22년 만에 최저치…인민은행 직접 개입 시사 랭크뉴스 2024.07.01
19164 아리셀 화재 유족·시민사회단체 첫 추모제…세월호 유족도 동참 랭크뉴스 2024.07.01
19163 '02-800' 전화 철벽방어‥"北에서 보고 있다" 랭크뉴스 2024.07.01
19162 “인권감수성 부족” 시민단체들, 손웅정 감독에 쓴소리 랭크뉴스 2024.07.01
19161 대통령비서실장 “박정훈 항명이 채상병 사건 본질” 랭크뉴스 2024.07.01
19160 화장실 간 뒤 사라진 중3…"출석 인정 않겠다"는 말에 흉기난동 랭크뉴스 2024.07.01
19159 "본질은 박정훈의 항명"‥드러난 대통령실 인식 랭크뉴스 2024.07.01
19158 "손흥민 신화에 가려진채, 애들 폭력 참았을 것" 시민단체 비판 랭크뉴스 2024.07.01
19157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법인 출범 랭크뉴스 2024.07.01
19156 ‘파업 선언’ 삼성전자 노조, 반도체 수장 전영현과 첫 대화 랭크뉴스 2024.07.01
19155 2년 만에 또 레미콘 공급 중단 위기… 수도권 건설현장 ‘셧다운’ 긴장감 랭크뉴스 2024.07.01
19154 ‘웬 말들이’…평창 도로서 말 4마리 한 시간 배회 랭크뉴스 2024.07.01
19153 "새집 100채 드립니다!" 세계 1위 유튜버, 극빈층에 '통 큰' 기부 랭크뉴스 2024.07.01
19152 동포 잃은 슬픔에 침울한 대림동… 재한 중국인들 눈에 비친 '화성 참사' 랭크뉴스 2024.07.01
19151 조카가 해병대에 입대했다 [뉴스룸에서] 랭크뉴스 2024.07.01
19150 두발로 처음 걷는 엄마… 넘어질까 뒤쫓는 어린 아들 랭크뉴스 2024.07.01
19149 임종 순간에도 손발 묶고 심폐소생…이런 곳이 병원인가 [영상] 랭크뉴스 2024.07.01
19148 중국, 휴대전화 불심검문 강화…교민·여행객 주의령 랭크뉴스 2024.07.01
19147 김용원 “인권위는 좌파들의 해방구”···국회 운영위서도 ‘막말’ 계속 랭크뉴스 2024.07.01
19146 시프트업, 공모가 상단 6만원 확정…단숨에 게임사 시총 4위 등극 랭크뉴스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