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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나스닥 ETF를 기초지수로 한 ETF 출시
원래 세율 15.4%인데 이중 ETF 구조로 비과세 해당돼
거래소 승인했지만, 경쟁사 제보에 기재부 나서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매 차익에 대해 과세가 없는 미국 나스닥 추종 상품을 내놓으려다가 제동이 걸렸다. 타 운용사가 기획재정부에 해당 ETF는 세법을 어긴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알맹이와 껍데기가 다르다. 알맹이, 즉 본질만 따지면 ‘미국 주식’이라 10% 넘는 세금이 매겨져야 하는데 외형은 ‘국내 장내파생형’이라 비과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경쟁사들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기재부는 업계에서 논란이 뜨거운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세법 해석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전경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A운용사는 한국거래소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협업해 발표한 ‘KRX 나스닥100 ETF 선물지수’가 소득세법의 정책적 취지와 배치된다며 기재부에 해석을 의뢰했다.

ETF는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금융투자상품이라 지수가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즉 지수 출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나스닥100 ETF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하기 위한 밑작업이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긴 했으나 이 지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당 지수를 기초로 한 ETF를 출시하려고 지수 산출 기관인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개발됐다. 이 지수를 바탕으로 한 상품은 최종적으론 ETF를 ETF로 포장한 구조가 된다.

그래픽=손민균

이처럼 특이한 구조는 투자에 따른 세금을 아끼기 위해 고안됐다.

국내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 예컨대 TIGER 미국나스닥100에 투자해 매매 차익을 내면 매매 차익과 과세표준 기준가격(과표기준가) 증가분 중 적은 금액에 15.4%의 세율이 부과된다.

과표기준가란 ETF 수익 중에서 과세 대상이 되는 금액만 계산한 것이다. 만약 TIGER 미국나스닥100 1주를 사고팔아 5000원을 벌었다면, 770원은 세금으로 내야 한다. 1억원을 벌었다면 세금은 154만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KRX 나스닥100 ETF 선물지수를 기초로 한 ETF는 매매 차액이 얼마든 세금이 0원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는 장내파생상품증권의 거래나 평가로 발생한 손익은 집합투자기구의 이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내 선물 지수를 기초로 한 펀드는 비과세란 얘기다. 똑같이 나스닥100에 투자해도 이 지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천차만별인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점을 파고들어 나스닥100을 선물의 형태로 국내 지수로 출시했다.

이에 타 운용사는 소득세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보고 있다. 우리 법이 장내파생상품증권 펀드를 비과세로 했던 건 국내 선물 시장의 활성화를 고려해서였지, 해외 지수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형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처럼 ETF에 ETF를 싸서 해외 주식형 상품을 비과세로 내는 것을 검토했다가 법무법인으로부터 부정적 의견을 받고 접은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퇴직연금 제도를 활용해서 일부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시장에서 유통되면 정부의 제도 자체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가 출시되면 어떤 운용사가 해외 지수형으로 상품을 내겠나”라며 “모두 이중 구조를 통해 비과세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의 효용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상장된 ETF에 투자해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을 내면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국내 상장된 ETF에 투자해도 매매차익과 배당수익의 15.4%를 떼가기 때문에 절세 측면에서 이 같은 상품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또 나스닥100과는 다른 지수라고 항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나스닥 ETF는 미국 장이 종료될 때, 한국 시각으로 새벽에 멈춘다”면서 “반면 TIGER 나스닥100 ETF 선물 지수는 우리 시간으로 장중에도 계속 변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수는 코리안 나스닥으로 한국 투자자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고, 한국의 환율과 센티멘탈이 반영된다는 뜻이다. “리밸런싱을 하는 3개월마다 나스닥100과 가격이 일치하지만, 그 나머지 기간에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운용사 간 갈등에 공은 기재부로 넘어갔다. 기재부의 세법 해석은 이르면 3개월, 늦으면 1년가량 걸린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수의 본질을 따지는 실질 과세 원칙을 고려할 건지, 조문에 나온 선물(장내파생상품증권 비과세) 조항을 적용할지 쟁점이 있다”며 “운용사에서 얘기가 나온 만큼 세법 해석을 이른 시일 내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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