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를 구매한 30대 비중이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크게 늘며 40대를 앞질렀다. 아파트는 비싸고 대출금리도 높다 보니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아파트를 ‘내 집 마련’의 선택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21일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이 가공한 서울 연령대별 연립∙다세대 및 단독∙다가구 주택 매입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30대 비중이 전체의 18.9%로 지난해 같은 기간(14.8%) 대비 4.1% 포인트 늘었다.
이어 50대 3.0% 포인트(19.5→22.5%), 60대 2.6% 포인트(13.7→16.3%), 40대 1.4% 포인트(17.0→18.4%), 70대 이상 1.2% 포인트(5.6→6.8%) 순으로 늘었다. 20대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2%에서 올해 1분기 6.4%로 0.2%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들 연령대는 지난해 3분기 7.6%까지 늘었다가 올해 비교적 큰 폭인 1.0% 포인트 줄었다.
30대가 비아파트를 산 비중은 올해 1분기 40대(18.4%)를 역전했다. 50대(22.5%)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30대는 17.9%로 50대(22.0%), 40대(18.5%)에 이은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역전세 우려에 거래가 위축됐던 비아파트는 가격 조정과 정책적 혜택으로 수요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올해 1월 정부는 주택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를 산정할 때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 전용면적 60㎡ 이하 신축 비아파트를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남혁우 전문가는 “올해 수도권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타며 역전세 우려가 다소 감소한 데다 30대의 경우 아파트 가격과 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 일부가 신생아특례대출 등 저리 정책 대출이 가능한 비아파트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2022년 1분기 17.4%였던 서울 30대 비아파트 매수 비중은 전세사기 이슈에다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그해 4분기 13.9%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다음으로 40대가 같은 기간 15.4%에서 13.4%로 2% 포인트 줄었다.
50대는 18.1%에서 16.4%로 1.7% 포인트, 60대는 12%에서 10.7%로 1.3% 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남 전문가는 “은퇴 후 근로소득이 제한적인 실버 세대는 노후 현금흐름 발생을 목적으로 비아파트를 수익형 부동산으로 운영하거나 실거주 목적으로 주거 자산을 매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