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 지하를 통해 비공개 출석했다. 사진은 이날 경찰서 현관에 강 씨를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출석 소식을 듣고 철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21일 오후 경찰에 비공개 출석했다. 김씨가 경찰에 출석한 건 지난 10일 첫 조사 이후 11일 만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를 받는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밤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 차선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해 경기도의 한 호텔에 머물다 사고 발생 17시간 뒤인 10일 오후 4시반께 경찰에 나온 바 있다.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은 사고 이후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폐하려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고 3시간 뒤 매니저는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진술했고, 소속사 본부장은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 이에 소속사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범죄 은닉은 내가 지시한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잇따라 밝혀지는 음주 뺑소니 정황에도 음주 사실을 부인하던 김씨는 사고 열흘만인 19일 오후 늦게 사과문을 통해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이번 소환 조사에서 사고 당시 김씨의 음주량을 입증하는데 수사를 집중할 방침이다. 전날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김호중씨가 입장문을 내어 일부 음주 사실을 시인하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한만큼 수사에 지속해서 협조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음주량에 대해선 확정은 못 한 상황이라 양에 대해서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게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방식이다.
전날 법무부는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을 출국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