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충남 태안군 한 해수욕장에서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강아지 6마리가 발견됐다. 보배드림 캡처

충남 태안군의 한 해수욕장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 6마리가 쓰레기봉투에 유기된 채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가 강아지들을 구조해 경찰에 동물학대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21일 충남 태안동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전날 한 주민이 태안군 안면읍 샛별해수욕장 인근에서 쓰레기봉투 안에 쓰레기들과 함께 버려진 강아지 6마리를 발견했다. 협회 측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해수욕장 인근 공터 한 켠에 쓰레기봉투가 있다. 봉투 안엔 눈도 채 뜨지 못한 갓 태어난 강아지 6마리와 소주병, 캔 등 쓰레기가 함께 담겨 있다.

협회 측은 SNS에 "주민 한 분이 강아지들을 보호소에 보낸다며 담당 공무원 연락처를 물어보길래 알려주고 끊었지만 다시 걸어서 보호소에 보내지 말고 저한테 인계해 달라 했다"며 "보호소가 멸균처리 공간이 아니고 10일 후면 아무리 어려도 안락사 되는 곳이라 분유라도 먹이면서 입양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현재 이 강아지들은 협회에서 임시 보호 중이다.

협회 측은 "쉼터에 고양이 분유 밖에 없지만 그거라도 일단 주사기 이용해서 주니까 아주 잘 먹었다.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라며 "봉지를 묶어놔 청색증과 저체온 증상도 보였는데 이불도 덮어주니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후기를 전했다.

강아지 유기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참 못된 사람들이다. 어떻게 저렇게 예쁜 강아지들을 버릴 수 있냐" "버린 사람은 저렇게 똑같이 당해야 한다" "아무리 강아지 안 좋아해도 저렇게 하면 안 된다" "갓 태어난 강아지가 무슨 잘못이냐. 사람이 너무 잔인하다" 등의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개농장에서 순종견만 남기기 위해 잡종견을 버린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일 충남 태안 한 바닷가 인근에서 구조된 새끼 유기견 6마리. 강아지들은 태안동물보호협회에서 보호 인계받아 보호 중이다. 태안동물보호협회

협회는 임시보호자를 찾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서 젖병에 분유 타서 줘야 하는데 제가 집이나 일터에 데려갈 수가 없다"며 "최장 1개월 정도 되면 스스로 분유를 먹을 거고, 이유식도 할 수 있을 테니 그때까지만 맡아 준다면 책임지고 입양 보내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한 강아지들을 유기한 행위에 대해 동물학대로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국일보

윤한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