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1년 연금저축 가입자 90% 펀드 선택
연금보험 인기 뚝…가입자 17% 하락
“저조한 수익률에 펀드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

조선DB

개인연금 시장에서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펀드 투자로 노후자금을 불리는 상품이 인기다.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고객조차 펀드로 계좌를 이전하고 있다. 연금보험의 수익률이 바닥을 치고 있어서다. 국민의 노후 대비를 위한 선택지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연금저축(보험·펀드·신탁) 누적 적립금 160조원 중 70%는 보험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펀드가 대세다. 2021년 연금저축 신규계약 175만건 중 펀드가 163만4000건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연금저축 가입자 10명 중 9명은 보험이 아닌 펀드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 적립금 점유율은 2015년 50.9%에서 2022년 45.9%로 쪼그라들었다.

연금저축(160조원)보다 더 많은 규모로 운영되는 보험사의 연금보험(208조원) 인기도 떨어졌다.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2014년 6조9854억원에서 2022년 5조7634억원으로 17.4% 하락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하고 난 뒤 처음 내는 보험료다. 그만큼 가입자 수가 줄었다는 뜻이다.

연금저축보험과 연금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 보험사가 이자를 붙여주는 상품이다. 원금을 보존할 수 있어 가장 안전하지만, 이자율이 채권보다 낮은 데다 최근에는 은행 예·적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해 수익률이 높지 않다.

반면 연금저축펀드와 IRP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등 각종 펀드에 투자해 연금액을 불려 나가는 상품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도 최종적으론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돼 있다. 실제 계약당 연금수령액은 2021년 기준 보험이 243만원, 펀드가 723만원으로 3배 차이가 난다.

그래픽=손민균

개인연금 시장에서 보험사의 최고 무기는 종신형 연금보험이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면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지급되는 상품으로, 생명보험사만 판매할 수 있다. 오래 살수록 받을 수 있는 총연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보험사는 의학 기술이 발전해 원하지 않아도 90세 이상까지 생존하는 ‘장수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30대가 종신형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얼마나 이득을 볼 수 있을까. 한 대형 생명보험사가 35세 남성에게 추천한 상품을 보면, 매월 50만원을 10년 동안 내고 65세 때부터 매년 529만원의 연금을 사망할 때까지 받는 조건이다. 낸 보험료(원금) 6000만원을 회수하려면 77세까지 연금을 받아야 하고, 이후부터가 수익 구간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생명표에 따르면 35세 남성의 기대수명은 80.7세다. 기대수명까지 생존하면 2400만원의 이자수익을 거두는 셈이다. 6000만원을 20년 동안 보험사에 거치해 16년 동안 매년 150만원의 이자를 받는 수준으로, 수익률은 약 1.7%다. 85세까지 생존하면 수익률은 3.1%, 90세까지 생존하면 4.15%다. 기대수명 이상으로 생존해야만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익을 보는 것이다.

일각에선 보험 상품의 저조한 수익률 탓에 펀드에만 노후자금이 몰린다고 분석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금저축펀드 등은 원금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손실을 가입자가 부담하게 된다”라며 “보험이 워낙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펀드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국민 입장에선 보험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대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533 화성 참사 신원 확인된 3명 모두 한국인…“공장 관계자 3명 입건” 랭크뉴스 2024.06.26
21532 "자식 잃은 부모에게 할 소리인가"… 얼차려 중대장 두둔한 예비역 중장에 유족 분노 랭크뉴스 2024.06.26
21531 [단독] ‘부의장 도전’ 박덕흠, 임기 1년 단축법 냈다 랭크뉴스 2024.06.26
21530 불타는 공장, 누구도 그들에게 살길 알려주지 않았다 랭크뉴스 2024.06.26
21529 [단독] 대낮에 통신사 대리점에서 흉기로 직원 협박한 50대 남성 검거 랭크뉴스 2024.06.26
21528 [르포] 영정사진 없이 텅빈 단상…화성시청 분향소 추모 행렬 랭크뉴스 2024.06.26
21527 맨몸에 여성 속옷 올리더니…박재범 '19금 파격 행보' 깜짝 랭크뉴스 2024.06.26
21526 국민의힘 “날치기·겁박한 정청래 법사위원장 윤리위 제소할 것” 랭크뉴스 2024.06.26
21525 코스피, 외국인 ‘사자’ 전환에 2780선 회복… 코스닥도 강보합세 랭크뉴스 2024.06.26
21524 "日매체에 조롱당한 한국 등산객"…"버린 라면국물 탓에 한라산 위기" 랭크뉴스 2024.06.26
21523 황재균 이혼설 띄운 해설위원 "잘 살고 있는 집안 건드려 미안" 랭크뉴스 2024.06.26
21522 임성근이 모른다던 도이치 공범‥그런데 '해병 카톡방' 보니.. 랭크뉴스 2024.06.26
21521 정부 “화성 참사 아리셀, 구두 도급계약 추정···불법파견 조사” 랭크뉴스 2024.06.26
21520 치사율 6배 치솟았다…장마철 고속도로가 특히 위험한 이유 랭크뉴스 2024.06.26
21519 한국 등산객 비꼰 日매체…"버린 라면국물 탓에 한라산 위기" 랭크뉴스 2024.06.26
21518 과속 차량에 신호수 사망‥갓길 뺑소니 운전자 추적 랭크뉴스 2024.06.26
21517 [속보] 27일 본회의, 7월 2~4일 대정부질문... 여야 국회 일정 합의 랭크뉴스 2024.06.26
21516 “자영업자 연체율, 2년만에 3배로… 채무조정 적극 추진해야” 랭크뉴스 2024.06.26
21515 "한국 가면 부자되서 오는데…폭발사고 상관 마…한국 못가게 하면 어쩌나" 랭크뉴스 2024.06.26
21514 삼성전자 '절대반지' 갤럭시링 내달 10일 베일 벗는다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