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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취재 기자에게 “도와드리고 싶다”며 먼저 연락
최종훈 설득해 유착 의혹 경찰의 정체 밝혀내
구하라와 최종훈의 과거 모습.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고(故) 구하라가 2019년 ‘클럽 버닝썬 사테’ 당시 경찰과 유흥업소간 유착 의혹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국 BBC뉴스코리아가 지난 19일 공개한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20일 온라인에서 회자됐다. 특히 구하라 관련 내용이 크게 주목받았다. 당시 버닝썬 사건을 취재했던 강경윤 기자를 구하라가 어떤 식으로 도왔는지 처음 알려졌기 때문이다.

버닝썬 사태 핵심 인물인 가수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처음 폭로했던 강 기자는 메시지에서 경찰 고위간부가 이들의 범죄 행위를 무마해주는 듯한 대화를 발견했다. 대화 중 ‘A형이 경찰총장이랑 문자한 것도 봤는데 누가 찌른 것도 다 해결될 듯’ ‘어제 다른 가게에서 사진 내부를 찍고 찔렀는데 총장이 걱정하지 말라고 다 해결해준다 했다’ 등의 발언이 등장한 것이다.

버닝썬 취재 도운 구하라.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강 기자는 “도대체 그 단톡방에 나오는 경찰이란 사람이 누굴까가 너무나 중요한 키포인트이자 가장 풀리지 않은 문제였다”면서 “구하라씨가 등장해 그 물꼬가 터졌다”고 말했다. 구하라가 “정말 도와드리고 싶다”며 강 기자에게 먼저 연락해 와 조력자로 나섰다는 것이었다.

구하라는 최종훈과 아이돌 연습생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으며 승리, 정준영과도 아는 사이였다. 당시 구하라는 강 기자에게 “그들이 휴대전화를 할 때 본 적이 있는데 거기(단체대화방)에 진짜 이상한 게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 기자는 구하라에게 이들의 단톡방에 나오는 ‘경찰총장’의 존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 구하라는 최종훈에게 전화해 경찰이 누구인지 말하도록 설득했다고 한다.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씨는 인터뷰에서 “(구하라가 최종훈에게)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을 얘기해라’라고 설득했다. (대화 내용을) 옆에서 들었는데 동생이 ‘종훈아 내가 도와줄게, 네가 알고 있는 것 그대로 기자님한테 얘기해’라고 했다”고 전했다.

구하라가 이끌어낸 최종훈 증언.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강 기자는 “(단톡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이라는 인물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최종훈이 입밖으로 꺼낼 수 있게 (구하라가)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하라는 자신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로서 버닝썬 취재를 돕는 데 용기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기자는 “구하라씨는 굉장히 용기있는 여성이었다. 저에게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라는 말을 했다”고 돌이켰다.

구하라는 2018년 10월 전 남자친구 최모씨로부터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구하라가 최씨에게 ‘제발 유포하지 말아달라’며 무릎을 꿇은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되기도 했다. 구하라가 2019년 11월 숨진 뒤에야 대법원은 폭행 및 협박 혐의를 받는 최씨에 대해 2020년 10월 징역 1년을 확정했다.

버닝썬 취재 도운 구하라.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단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은 승리 등이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의 단속 내용을 알려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코스닥 상장사인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정모 전 대표가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주식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됐다.

윤 총경은 정 전 대표가 건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정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았다. 1심은 이들 혐의를 모두 무죄로 봤지만, 2심에선 자본시장법 위반과 증거인멸 교사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21년 2심을 확정했다.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는 현재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어로 시청할 수 있다. 약 이틀 만인 21일 오전까지 290만회를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통해 정준영 ‘황금폰’ 사건과 버닝썬 사태가 재조명되면서 다시금 공분이 일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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