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30 영끌 실증분석’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2020~2022년 집값 상승기에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이른바 ‘영끌 담론’이 청년 세대를 ‘패닉 상태’에 몰아넣었다. 실제로는 해당 기간에 서울에서 3억원 넘는 집을 산 2030세대 중에 무리한 ‘영끌’ 사례는 100명 중 3.8명에 불과했다. 이 기간 2030세대 주택 구입자 중에 빚이 없거나 가족 도움을 1억5천만원 이상 받은 경우는 영끌족에 견줘 각각 2.8배, 5.1배 많았다. 이런 사실은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사진)의 실증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한겨레> 5월4일치 7면)

분석 결과가 담긴 논문 ‘20·30세대 영끌에 관한 실증분석’(‘부동산분석’ 4월호)은 업계 전문가들은 물론 에스엔에스(SNS) 등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통념과 다른 진실을 규명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홍 연구원을 만났다. 그는 “영끌 담론이 도리어 청년 세대 내 자산 격차와 부모-청년 세대 간 부의 이전에 대한 현실을 가렸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해당 연구에 착수하게 된 배경을 두고 “2020년 7월 무렵부터 청년 세대가 영끌로 주택 시장에 뛰어드는데 주택담보대출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논조의 기사가 대부분으로 담론을 형성하고 있었다”며 “실제 살펴보고 싶었다”고 했다.

분석 도구로는 주택 매수자들이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가 원자료로 쓰였다. 다만 이 자료엔 매수자 소득이 나오지는 않는 터라 2030세대 순자산 5분위별 소득(가계금융복지조사)을 연계해 청년 세대의 ‘영끌 비중’을 추정 분석했다.

연구자가 보기에도 분석 후 의외였던 결과는 ‘빚 없이 매수’한 경우(10.9%)가 ‘영끌 매수자’(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이상 기준, 3.8%)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청년 세대 내에서도 자산 격차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홍 연구원은 “차입금 없는 매수자는 대부분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새 주택을 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사회는 집 없는 청년을 주요 정책 대상자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1주택자의 ‘갈아타기’에 관대하다. 2년 이상 보유하고 매도 가격이 12억원만 넘지 않으면 1주택자는 양도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 박승화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그는 영끌 담론이 중상위 계층을 위한 주거 정책 일변도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의 정책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봤다. 홍 연구원은 “수년간 주택 시장에 참여할 여력이 없는 청년들은 거대한 좌절을 느꼈을 것이다. 곰팡이 피는 집에서 월세 수십만원을 내며 살다, 보증금 대출받아 전셋집을 구했다가 사기당한 청년들은 좀처럼 공론장에 등장하지 못한다”고 평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영끌 담론을 기반으로 중상위 계층에 유리한 특례보금자리론,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 등에 재원을 집중했다”며 “대다수가 세입자인 청년들을 위해 민간임대 시장을 규제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하는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의 정책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685 "완전 바가지" 10만원 회 논란, 알고보니 자갈치시장 아니었다 랭크뉴스 2024.06.26
21684 [단독] ‘임성근, 혐의자→관련자’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지침 랭크뉴스 2024.06.26
21683 ‘미친 여자’ ‘이 여자 제정신’ 의협 회장에 막말 이유 묻자 “표현의 자유” 랭크뉴스 2024.06.26
21682 세브란스병원 교수 27일 '무기한 휴진' 강행…"필수분야는 유지" 랭크뉴스 2024.06.26
21681 세브란스 교수들, 27일 무기한 휴진 강행…아산병원도 4일 휴진(종합) 랭크뉴스 2024.06.26
21680 “성실한 '공무원'이었는데 왜?”…‘로봇 주무관’ 계단서 뛰어내려 ‘와장창’ 랭크뉴스 2024.06.26
21679 [단독] 유재은, 채상병 사건 이첩 당일 '02-800' 대통령실 통화 랭크뉴스 2024.06.26
21678 세브란스병원 교수 내일부터 무기한 휴진 강행 랭크뉴스 2024.06.26
21677 세브란스병원 내일부터 '무기한 휴진'…"혼란 종식 위한 최후의 수단" 랭크뉴스 2024.06.26
21676 참사 석달 전 “아리셀 3동 인명피해 우려”…화성소방서의 경고 랭크뉴스 2024.06.26
21675 ‘아리셀 화재’ 이주노동자 ‘불법파견’이 사고 키웠나? 랭크뉴스 2024.06.26
21674 '韓핵무장' 與전대 화두로…나경원 “대표되면 당론 추진” 랭크뉴스 2024.06.26
21673 [단독] 與선관위 “전대 러닝메이트, 문제 없다” 내부 공감대…27일 공식 논의 랭크뉴스 2024.06.26
21672 '10전 10패' 신동주...신동빈 체제 더 굳건해진 '롯데' 랭크뉴스 2024.06.26
21671 "대한민국 전 분야 총파산"‥'尹 탄핵청원' 법사위 회부 랭크뉴스 2024.06.26
21670 中유학생으로 위장해 국내 잠입… 대학가 ‘산업스파이’ 적색경보 랭크뉴스 2024.06.26
21669 "장관도 차관도 '의새'‥우연?" 복지차관 진땀 해명은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4.06.26
21668 화성 화재 국면에… 경기지사에 ‘좌표’ 찍은 친명 랭크뉴스 2024.06.26
21667 "포스트 코로나에 결혼식는다 했더니" 출생아수 '깜짝' 반등 랭크뉴스 2024.06.26
21666 SK하이닉스, 임단협 시작… 노조 ‘8% 임금 인상’ 요구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