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등 실패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C)가 없는 80개 품목의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철회했다. 소비자들이 거세게 반발한 데다 정부가 자인했듯이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탁상행정이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여당인 국민의힘의 유력 당권 주자들에 이어 추경호 원내대표까지 비판에 나섰겠는가. 대통령실이 공식 사과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재발 방지 대책을 지시했다. 정부는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만 해외 직구를 제한하겠다고 수정된 방침을 내놓았다. 애초부터 정책의 부작용을 예상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윤석열 정부의 졸속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가 ‘과학계 카르텔 타파’를 명분으로 내걸어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과학계의 비판이 들끓었다. 그러자 정부는 내년 R&D 예산은 역대 최대로 증액하겠다고 하더니 윤 대통령은 최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예산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폐지까지 지시했다. 취학연령을 만 5세로 앞당기려 하다가 학부모의 반발로 교육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없던 일이 된 적도 있다. 연장 근로시간 한도를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변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여론이 심상치 않자 갑자기 취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산업계의 요청을 외면하고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율을 8%로 낮게 잡았다가 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15%로 올리기도 했다.

설익은 졸속 정책이 거듭되니 ‘조변석개·우왕좌왕 행정’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임기 3년 차인데 이 같은 정책 시행착오와 혼선이 되풀이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 각 부처 수장들은 깊은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한다. 여당도 당정 협의를 통해 사전에 정책 오류를 거르지 못하고 뒷북 비판에 머물기 일쑤다. 정부와 대통령실·여당은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에 바탕을 둔 촘촘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야 한다. 정책 실패가 반복되면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여권이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민생·경제 살리기 정책 성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뿐이다. 정책팀의 인적 쇄신과 기강 바로 세우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928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3파전‥윤심은 어디로? 랭크뉴스 2024.05.05
26927 메마른 땅에 '인공 단비' 가능할까?‥"선진 기술로 재난에 맞선다" 랭크뉴스 2024.05.05
26926 "민희진, 韓 젊은여성의 영웅 됐다" 외신이 꼬집은 하이브 논쟁 랭크뉴스 2024.05.05
26925 여 원내대표 경선 ‘3파전’…민주 4파전 구도 속 ‘변수’ 촉각 랭크뉴스 2024.05.05
26924 정부 전산망, 이번엔 개인정보 유출…‘정부24’서 1200건 문서 오발급 랭크뉴스 2024.05.05
26923 러, 우크라 동부서 확장…오체레티네도 장악 랭크뉴스 2024.05.05
26922 영국 언론 "가부장제와 싸우는 '민희진'… 한국 젊은 여성 사로잡다" 랭크뉴스 2024.05.05
26921 미성년 자녀 권리 강화하는 ‘정인이법’, 정쟁 속 또 폐기 위기 랭크뉴스 2024.05.05
26920 김의장, '중립 불필요' 野 주장에 "공부해보면 부끄러울 것" 랭크뉴스 2024.05.05
26919 “배우해도 되겠네”… 임영웅, 신곡 뮤비 ‘온기’ 선공개 랭크뉴스 2024.05.05
26918 장발에 광선검 든 이정재…"춤추듯 액션" 스타워즈 동료 극찬 랭크뉴스 2024.05.05
26917 목숨 잃을 때마다 대책 나왔지만…스쿨존 지금은? [현장K] 랭크뉴스 2024.05.05
26916 미 LA서 경찰 총격에 한인 사망‥과잉 진압 논란 랭크뉴스 2024.05.05
26915 이스라엘, ‘눈엣가시’ 알자지라 퇴출 결정…“선동매체 폐쇄한다” 랭크뉴스 2024.05.05
26914 김계환 사령관, 변호인 없이 15시간 조사받아, 2차소환 조율 랭크뉴스 2024.05.05
26913 김진표 국회의장 '중립 불필요? 공부해보면 부끄러울 것" 랭크뉴스 2024.05.05
26912 한라산 900㎜ 물폭탄 퍼부었다…결항 속출에 난리 난 제주 랭크뉴스 2024.05.05
26911 "한복 안맞자 직원이 뚱뚱하다고"…K관광 불만 '쇼핑 관련'이 최다 랭크뉴스 2024.05.05
26910 [단독] 유아교육과 나왔다더니‥아이를 발로 휙휙 랭크뉴스 2024.05.05
26909 “韓 여성에 민희진은 가부장제와 싸우는 영웅”… 英 언론 분석 랭크뉴스 202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