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블룸버그, 日 1분기 투자사기 전년比 7배↑
“저축만 가르쳐···투자는 어린아이 수준”
늘어난 사기 피해에 정부 대책 마련 돌입
지난 15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이 일본 닛케이225 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일본에서 투자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난 일본 증시가 올해 호황을 맞은 가운데 노인을 비롯한 투자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대거 투자 시장으로 유입되자 관련 범죄도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이 일본 경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에서 투자 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늘었다. 올 1분기 경찰에 1700건의 사기 사건이 접수됐고, 한 건당 평균 1300만 엔의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의 늘어난 투자 사기 범죄. 자료=블룸버그통신


일본은 개인들이 직접 투자에 나서기보다 저축을 하거나 간접적인 방식의 투자를 선호한 국가다. 이에 그 동안 전 세계 ‘투자붐’이 일며 관련 사기 범죄가 크게 늘었지만 일본은 관련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현금을 비축해두는 개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심했던 일본에서 지난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일본 정부도 주식 투자를 유도하자 범죄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가계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기 위해 비과세 은퇴 저축 계좌인 ISA를 확대하고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올 3월 일본은행이 발표한 조사에서 일본 가계의 주식 투자가 2023년 12월 기준 연간 2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현금 저축의 증가 비중은 1%에 그쳤다. 그만큼 갑자기 투자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에 투자에 친숙하지 않은 이들의 자금에 사기꾼이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해석이다. 오사카 교이쿠 대학의 스즈키 마유코 교수는 “일본 학교에서는 전통적으로 투자에 대해 거의 가르치지 않고 저축과 지출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주식도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사람들이 이해한다면 사기를 많이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일본 주가지수. 자료=블룸버그통신


실제 60대인 엔도 씨는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에는 저축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후자금을 불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료 투자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광고가 눈에 보고 조금씩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대출까지 받아 총 2000만 엔을 투자했지만 결국 투자금을 날리게 됐다. 투자 사기 피해자 단체의 회장인 사이조 카즈히데는 “일본은 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하고 돈을 저축하라고만 가르쳐 왔다”면서 “투자 분야에 있어 사람들은 어린아이와 같다”고 했다.

이 같이 투자 사기 범죄가 갑작스럽게 늘어나자 일본 정부도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사기 범죄자 검거에 중점을 두는 가운데 관련 대책을 6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131 추억 깃든 63빌딩 아쿠아리움 폐관 소식에…“삼대가 같이 왔어요” [주말엔] 랭크뉴스 2024.06.23
20130 장호진 "러, 北에 정밀무기 주면 우크라 지원에 어떤 선도 없어" 랭크뉴스 2024.06.23
20129 139년 역사 닥터페퍼, ‘탄산음료 전쟁’서 펩시 누르고 2위 랭크뉴스 2024.06.23
20128 제주 장맛비에 호우특보…산지 100mm 이상 많은 비 랭크뉴스 2024.06.23
20127 미스 유니버스 USA에 71세 여성 참가 “모든 연령대 아름다움 있어” 랭크뉴스 2024.06.23
20126 [르포] 버스테러범 완전제압에 40초…'속전속결' 707특임단 대테러훈련 랭크뉴스 2024.06.23
20125 2톤 아이오닉5를 순식간에 '번쩍'…QR코드 따라서 '발렛파킹'도 척척 [car톡] 랭크뉴스 2024.06.23
20124 伊 해변가에 세워진 소녀상…日항의에도 "보편적 여성인권 문제"(종합) 랭크뉴스 2024.06.23
20123 [르포] 할리우드 성지와 빅테크가 만났다… 아마존 MGM 스튜디오에 가다 랭크뉴스 2024.06.23
20122 노포 감성 사라져도 맛은 그대로…5층 건물로 돌아온 냉면 맛집 랭크뉴스 2024.06.23
20121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대선 승리 걸림돌 될수도 랭크뉴스 2024.06.23
20120 “모든 연령 아름다워” 미스 유니버스USA ‘71세’ 참가자 랭크뉴스 2024.06.23
20119 서울대 무기한 휴진 중단에 '빅5'도 제동…애끓는 환자들 한숨 돌리나 랭크뉴스 2024.06.23
20118 [대체투자열전] 온투업 투자로 연 10% 수익 내는 3가지 방법은 랭크뉴스 2024.06.23
20117 女피겨 국대, 미성년 후배 성추행…다른 선수는 불법촬영 랭크뉴스 2024.06.23
20116 "나들이 하고 왔는데, 왜 이러지"…더위 먹은 신호 아세요? 랭크뉴스 2024.06.23
20115 지방도 알짜 입지는 청약 흥행… 6월 분양 시장 양극화 심화 랭크뉴스 2024.06.23
20114 당심을 향한 엇갈린 속내…늘리는 야당, 줄이는 여당 랭크뉴스 2024.06.23
20113 비 그친 뒤 ‘찜통 더위’… 늦은 오후부터 ‘6월 황사 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23
20112 아파트는 전세 품귀, 非아파트는 ‘전세포비아’ 랭크뉴스 2024.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