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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전공의들의 복귀 마지노선인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2024.05.20. 정효진 기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련병원을 이탈한 3개월째인 20일에도 뚜렷한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날까지 전공의들의 뚜렷한 복귀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오늘 복귀에 관한 전공의들의 문의는 따로 없었다”면서 “상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전체적인 (복귀) 움직임은 없고 이달 중으로 극소수가 복귀 예정이나 아직 확정은 아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공의는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와 관련한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연일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했지만, 전공의들은 전문의 자격 취득 시점이 1년 지연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고연차 전공의들이 적시에 복귀하지 않으면 2026년이 돼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어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빚어진다. 전문의 배출 시점이 밀리기 시작하면 군의관, 공보의 배출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에 한 달 이상 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고, 추가 수련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 시점이 1년 늦어질 수 있다. 공백이 3개월을 넘기면 그해 수련을 수료하지 못해 다음 해 초에 있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2월19일부터 이탈한 전공의는 3개월이 되는 오늘까지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앞둔 전국의 3·4년 차 레지던트는 총 2910명이다. 국내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레지던트 수는 9996명인데, 현재 근무 중인 레지던트 수는 6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지던트 상당수가 지난 2월 병원을 떠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이 속히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날을 복귀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전공의 의료현장 이탈 기간 중 일부를 수련기간으로 인정해줄 가능성을 시사하며 일종의 ‘구제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즉시 복귀해야 한다”면서도 “개인별 차이는 있으나 근무지 이탈 후 3개월 내에 복귀해야 하며 휴가·휴직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관련 서류와 함께 수련병원에 소명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박 차관은 추가 수련기간을 일부 조정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이탈한 전공의들의 추가 수련기간을 임의로 산정해 복귀시한을 8월로 예상하는 일부 의료계의 해석은 합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복귀를 위해선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은 “전공의들은 지금 돌아올 동인이 전혀 없다. 정부가 돌아오게 해야한다”면서 “전공의들은 증원 ‘0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졸속 정책을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더불어 의료계 선배들이 전공의들의 복귀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이 사태의 희생자는 결국 젊은 의사들일 것”이라며 “정부와 의사 선배들이 젊은 의사들을 보호하고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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