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5일간 국가 애도 기간…예술·체육행사도 전면 중단


2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발리아스르 광장을 가득 메운 라이시 대통령 추도 인파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불의의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실종된 지 하루만인 20일(현지시간) 오전 결국 사망이 확인되자 이란은 충격에 빠졌다.

AP, AFP 통신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 곳곳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문 가판대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사실을 타전하는 호외를 사 들고 망연자실해 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식당 주인과 손님들은 자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생방송으로 전하는 TV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다.

전날 오후 헬기 사고 소식이 타전된 직후부터 각기 광장이나 모스크로 모여들어 탑승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도했던 시민들은 충격과 실의를 추스르지 못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에스마일 미르바히비는 라이시 대통령에 대해 "나라 전체에서 인기가 높았던 인물인 그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빈자리가 클 것 같다"고 애도했다.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라이시 대통령 사망에 슬퍼하는 테헤란 시민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흐자드 모하마디는 사고 뉴스를 봤을 때부터 라이시 대통령의 안위가 걱정돼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그의 운명이 결국 순교라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이란 현지 언론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주요 도시 곳곳에서 추모 기도회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오후엔 테헤란 중심가인 발리아스르 광장에도 추도객들이 운집하기 시작했다.

반관영 메흐르 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광장으로 이어지는 대로 구석구석이 인파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였다.

시민들은 광장 곳곳에서 검은색 깃발 주변에 모여 이슬람 경전 쿠란 낭송을 경청했다.

검은색 차도르를 뒤집어쓴 채 흐느끼는 여성들도 다수였다.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 광장으로 향하던 노인 샤히드 라제이는 "사고 소식을 듣고 그렇게 기도했는데 라이시 대통령을 잃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테헤란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시민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사망 소식이 담긴 신문을 읽으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4.5.20


하지만 일각에서는 2022년 시작된 히잡 시위의 유혈진압과 장기간 지속된 경제난과 민생고로 커져 온 강경 보수파 정부에 대한 불만도 감지됐다.

테헤란 시민 마흐루즈 모하마디 자데흐는 "라이시 대통령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을 위해 필요한 만큼 노력을 기울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앞으로 5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란 스포츠청소년부는 라이시 대통령 등 사망자들에 대한 추모 차원에서 이번 주 프로축구와 레슬링 대회 등 모든 체육 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란 문화종교부는 앞으로 7일 동안 모든 문화·예술 활동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의 장례식은 오는 22일 테헤란에서 열린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오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의 정유공장 현장으로 향하던 중 변을 당했다.

그가 탑승한 헬기는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가까운 디즈마르 산악지대에 추락했다. 동승했던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 9명 전원이 숨졌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식당 직원들이 라이시 대통령 사망 속보를 TV로 지켜보고 있다. 2024.5.20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899 우원식 국회의장 “4년 중임제 개헌, 지금이 적기…윤 대통령 결단 필요” 랭크뉴스 2024.06.25
20898 일본 선거벽보에 개,고양이,나체사진까지‥난장판된 도쿄지사 선거 랭크뉴스 2024.06.25
20897 트럼프 측근의 개헌추진 비판에 멕시코 대통령 "내정간섭 마라" 랭크뉴스 2024.06.25
20896 “화성 배터리 공장 지난주에도 폭발…회사는 쉬쉬 입단속만” 랭크뉴스 2024.06.25
20895 뉴욕증시, 엔비디아 부진 속 혼조 출발… 블루칩은 선전 랭크뉴스 2024.06.25
20894 "갑질‥" 청문회 뒤늦은 여당 반응‥"답변 못 해" 12번 답변 보고도? 랭크뉴스 2024.06.25
20893 화마에 스러진 ‘코리안 드림’…외국인 20명 숨졌다 랭크뉴스 2024.06.25
20892 의협 ‘27일 휴진’ 보류…파국 피한 의·정 갈등 랭크뉴스 2024.06.25
20891 황망한 노동자 죽음들 앞에…남편 확인에 오열, 사촌 못 찾아 낙담 랭크뉴스 2024.06.25
20890 팬심 노린 고가 마케팅 역풍… ‘46만원 멤버십’ 넬도 환불 엔딩 랭크뉴스 2024.06.25
20889 '소속사 학대 피해' 유진박 "떡갈비집서 지내, 너무 좋다" 랭크뉴스 2024.06.25
20888 10대 女제자 성폭행한 연기학원 대표, 유명 배우? "얼굴 보면 아는 사람일 것" 랭크뉴스 2024.06.25
20887 "이게 10만원, 크게 당했구나"…분노의 자갈치시장 바가지 고발 랭크뉴스 2024.06.25
20886 아이스크림값, 5년새 최대 40%↑… 하반기 또 오르나 랭크뉴스 2024.06.25
20885 외신, 화성 공장 화재 보도… "한국, 치명적 산업재해 계속" 랭크뉴스 2024.06.25
20884 국민의힘, 7개 상임위 받고 보이콧 해제…이르면 27일 국회 원구성 마무리 랭크뉴스 2024.06.25
20883 권익위 '김여사 명품백' 의결서 통과 불발‥"소수 의견 담아달라" 서명 거부 랭크뉴스 2024.06.25
20882 심상찮은 환율 1390원선 출렁… 1400원 다시 뚫리나 랭크뉴스 2024.06.25
20881 알바 후 집 가다 음주 뺑소니에…5명에 새 삶 주고 별이 된 20대 청년 랭크뉴스 2024.06.25
20880 F1 슈마허 병상서 수난…이번엔 가족 협박범 검거 랭크뉴스 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