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분증 의무화’ 시행 첫날
건강보험 본인확인 강화 제도 시행 첫날인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접수대에 신분증 제시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정효진 기자


지참률 높아 진료 차질 적어

미리 애플리케이션 설치도


신분증 없으면 건보 미적용

14일 내 영수증 등 내면 환불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A내과는 평소보다 분주했다. 간호사들은 대기 중인 환자들에게 일일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며 부지런히 안내했다. 접수처 책상 위에는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시민들은 지갑에서 주섬주섬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꺼내들었다.

이날부터 병의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 시 환자 신분증 확인이 의무화됐다.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을 빌리거나 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기관 본인 확인 강화 제도’가 시행되면서다.

제도 시행 첫날이지만 이날 오전 돌아본 종로구 일대 7개 병의원은 차질 없이 운영되는 모습이었다. 언론 보도와 병원 내 부착된 안내문을 보고 제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시민이 많았다. 종로구 주민 권모씨(67)는 “원래 (주)민증을 들고 다니지만, 신경 써서 챙겨 나왔다”며 “신분 조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불편해졌다 싶지만,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시민들의 높은 신분증 지참률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적은 편이었다. 혈압약을 처방받으려 종로 5가의 신경외과를 찾은 B씨(85)는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안내문을 보고 가방 구석 주머니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이며 “늘 들고 다니길 잘했네”라고 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신분증은 건강보험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외국인등록증 등이다. 주민등록증을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 등 신분증 사본과 각종 자격증 등은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공동인증서와 간편인증 등 전자서명인증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등 전자신분증은 사용 가능하다.

병원들은 제도 연착륙을 위해 전자신분증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법을 미리 안내하는 등 자체 노력을 벌이기도 했다. 치과위생사 C씨(40)가 근무하는 경기 파주의 한 치과는 이달 초부터 미리 신분증 확인 훈련을 해 제도 시행에 대비했다고 한다. 이날 이 치과에선 환자 22명 가운데 5명이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다. C씨는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는 걸 도와드리는데, 알뜰폰·업무폰 사용자는 본인 확인이 안 돼 애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병원 직원들은 오전 근무를 마치며 한시름 놓았지만, 업무가 늘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A내과 간호사 최모씨는 “바쁠 때는 설명 한마디 한마디가 버거울 수 있기는 하다”며 “그래도 오늘 다들 불만 없이 따라주셔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부터 병의원을 내원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진료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대신 진료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신분증과 진료비 영수증 등을 제출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019 尹 "금융·인프라·R&D 포함 26조 반도체산업종합지원 마련" 랭크뉴스 2024.05.23
25018 트럼프 으름장에도…美하원 法초안에 주한미군 現수준 유지 명시 랭크뉴스 2024.05.23
25017 BBQ, “물가 안정에 보탬되겠다”…‘치킨값 인상’ 고작 8일 늦춘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5.23
25016 초강력 온실가스 ‘메탄·아산화질소’ 한 번에 잡는 미생물 찾았다 랭크뉴스 2024.05.23
25015 부산 터널에 '꾀끼깡꼴끈' 괴문자…"이게 뭐죠?" 공단측 해명은 랭크뉴스 2024.05.23
25014 “빈방 없다”에 격분… 업소서 소화기 난사한 MZ 조폭 랭크뉴스 2024.05.23
25013 기상청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비 많이 올 듯” 랭크뉴스 2024.05.23
25012 노무현 서거 15주기…‘깨시민’ 해석 두고 동상이몽 랭크뉴스 2024.05.23
25011 韓상장 中기업이 獨은행 투자받고 美나스닥 간다고?... 내막 살펴보니 랭크뉴스 2024.05.23
25010 '부처핸섬' 국내선 뜨거운데‥말레이·싱가포르 '발칵'? 랭크뉴스 2024.05.23
25009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어쩌다 좌초했나[문지방] 랭크뉴스 2024.05.23
25008 "이런 대통령 어찌 믿고 군대가나" 박대령 경북대 후배들 '절망' 랭크뉴스 2024.05.23
25007 피 흘리는 이스라엘 여군 희롱도…하마스 납치 영상 랭크뉴스 2024.05.23
25006 방심위, '이재명 피습' 조선·문화일보 유튜브 영상물 '문제없음' 의결 랭크뉴스 2024.05.23
25005 ‘오픈채팅’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 역대 최대 151억 과징금 ‘철퇴’ 랭크뉴스 2024.05.23
25004 고물가에 쪼그라든 가계…가구 실질소득 7년 만에 최대 감소 랭크뉴스 2024.05.23
25003 "김호중, 깡패라 으스대며 무차별 폭행"…학폭 의혹 터졌다 랭크뉴스 2024.05.23
25002 ‘개통령’ 강형욱, 5일째 침묵…폐업 수순에 ‘갑질’ 증언 쏟아져 랭크뉴스 2024.05.23
25001 출범 1주년 한화오션… 적자 벗고 주력사로 성장 랭크뉴스 2024.05.23
25000 맞선부터 결혼까지 '평균 9일'…국제결혼 통계 내보니 "소득·학력 상향평준화" 랭크뉴스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