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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물에 '조금 더 들어가도 되지 않겠느냐' 채 상병 순직사고 하루 전이죠.

수변과 물이 구분 안 될 정도로 물이 많이 불어서 위험한 상황이란 대대장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해병대 수뇌부가 수중수색을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사단장과 여단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이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7월 18일, 탐침봉을 들고 물에 잠긴 수풀을 뒤지는 해병대원들 옆으로 거센 흙탕물이 흐릅니다.

이미 물이 차올라 강물인지 땅인지 알 수 없는 곳에 들어가 수색작업을 벌입니다.

당시 현장에 투입된 포11대대장은 "물이 많이 불어 있어 수변과 물의 구분이 가지 않았다"며 위험한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그런데도 지휘부의 상황 인식은 딴판이었습니다.

이날 오후, 임성근 사단장은 7여단장에게 전화로 '바둑판식으로 샅샅이 수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있던 포11대대장에게도 또렷이 들릴 정도로 임 사단장의 전화 지시는 크고 명확했습니다.

임성근 사단장의 작전지침을 받았다는 진술대로, 7여단장은 받은 지시에만 충실했습니다.

[해병대 1사단 7여단장 (음성변조, 2023년 7월 18일)]
"정식으로 철수 지시는 좀 상황이 애매해. 내가 사단장님께 몇 번 건의드렸는데, 첫날부터 알잖아."

그리고 이날 저녁, 포11대대장과 둘 만의 저녁자리에서 7여단장은 바둑판식 수색 등 사단장 지시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의심이 가는 곳은 조금 더 들어가도 되지 않겠냐"는 말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채 상병 사망의 직접 원인이 된 무릎 위까지의 입수도 사실상 승인했다는 겁니다.

포11대대장은 "7여단장이 VIP들의 방문에 대비해 브리핑 자료 준비에 모든 시간을 쏟아 현장을 둘러볼 상태가 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임성근 사단장 역시 현장에서 '바둑판식으로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하란 지시만 반복했다는 게 포11대대장의 진술입니다.

하지만 7여단장과 임성근 사단장은 모두 수중 수색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결국 7여단장과 포11대대장이 대질조사를 받는 초유의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해병대 1사단 7여단장 (어제)]
"<여단장님, 물에 들어가서 수색하라는 지시하셨습니까?> …."

[해병대 1사단 포11대대장 (어제, 음성변조)]
"<구체적인 지시내용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시하지 않았다, 아니다 지시 받았다, 이런 반박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해병대 수뇌부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대구) / 영상편집: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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