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해성 검사’ 80개 품목, 통관 보류 땐 환불 등 소비자 피해
반입금지 상품 사이트, 적발·차단해도 주소 바꾸면 못 걸러
전국 세관 인력 289명 불과…‘짝퉁’ 관리만도 버거운 현실


정부가 국내 안전 인증인 국가통합인증마크(KC) 없는 80개 품목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직구) 원천 금지 방침을 철회한 뒤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80개 품목 중 발암물질 등 유해성을 확인한 제품만 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조차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관세청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후 모니터링·위해성 검사 등을 통해 유해성이 확인된 어린이용 제품, 전기·생활용품 등에 대해 소관 부처의 반입 차단 요청이 있을 경우 관세법에 근거해 통관을 보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파는 80개 품목에 대한 위해성 조사에 돌입한다. 조사 결과 유해물질 등이 발견되면 해당 제품의 반입을 금지한다.

만약 소비자가 금지 물품을 구매해 통관이 보류되면 별도의 환불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정부는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24’ 온라인 사이트 등에 금지 물품 목록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가 발암물질 검출 여부까지 사전에 검색해 해외직구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선 해외 결제를 마치고도 상품을 받아보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사전 판매 차단보다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해외직구 플랫폼의 자율 규제에 의존하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관세청은 유해 성분이 검출된 물품이나 ‘짝퉁’의 판매 중지를 해당 플랫폼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일례로 관세청은 올 1분기 적발한 1586건의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에 대해 해당 해외직구 플랫폼에 판매 페이지 차단을 요청했다. 관세청은 실제로 해당 페이지 전체가 차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문제는 불법·유해 상품 판매자가 판매 사이트 주소(URL)만 바꿔 해당 플랫폼 내 다른 페이지를 개설하면 여전히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세청은 상품 바코드 등으로 상품을 식별하기에, 판매자가 플랫폼 내 다른 페이지를 개설해 (다른 바코드를 받아) 같은 물품을 팔면 통관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89명에 불과한 전국 세관의 해외직구 물품 검사인력이 연간 1억건이 넘는 물품 전체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건수는 1억3144만3000건이다. 이 중 중국발 직구는 8881만5000건으로 68%를 차지했다. 중국발 직구는 2020년 2748만3000건에서 2021년 4395만4000건, 2022년 5215만4000건 등 해마다 늘고 있다.

해외직구 증가 비율 대비 관세청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일례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품만 담당하는 평택세관 특송통관과의 직원은 34명에 불과하다. 평택세관에서 지난해 처리한 물품 통관 건수는 3975만2000건이다. 근무일(310일) 기준 직원 1명이 하루에 3771건을 처리해야 한다. 관세청은 ‘짝퉁’ 물품을 관리하기도 버거운 처지다.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은 6만5000건으로 전년(6만건)보다 8.3% 늘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626 '삼성전자 기밀 빼내 특허소송' 前부사장 영장 재청구끝에 구속(종합) 랭크뉴스 2024.05.31
13625 이민정·이병헌이 왜 거기서 나와… 상폐 전력 회장님의 수상한 신사업 랭크뉴스 2024.05.31
13624 [단독] '맡긴 돈' 노태우 비자금 적힌 김옥숙 메모, 딸 판결 뒤집다 [최태원·노소영 이혼 2심] 랭크뉴스 2024.05.31
13623 [2보] 트럼프 '입막음돈'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랭크뉴스 2024.05.31
13622 미 공화당 상원 군사위 간사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핵 공유” 제안 랭크뉴스 2024.05.31
13621 주가 하락에도 20兆 가까이 '빚투'…삼전·하이닉스에만 1조 원 몰려 랭크뉴스 2024.05.31
13620 당했던 언니를, 애끓던 엄마를, 지켜본 동생을…그날의 악몽은 집어삼켰다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⑤] 랭크뉴스 2024.05.31
13619 [속보]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랭크뉴스 2024.05.31
13618 한국인 무주택자도 많은데…외국인 국내주택 '이 나라' 사람이 최다 보유 '충격' 랭크뉴스 2024.05.31
13617 [단독] 軍, ‘심리전 드론’ 조기 도입 추진…수위 높아진 대남심리전 맞불[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5.31
13616 美 악어 입에서 여성 시신 발견…남부서 악어 공격 잇달아 랭크뉴스 2024.05.31
13615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 랭크뉴스 2024.05.31
13614 “도저히 이럴 수 없다”…판사가 꾸짖은 ‘최태원의 편지’ 랭크뉴스 2024.05.31
13613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유죄 평결…트럼프 "진짜 판결은 대선에서" 랭크뉴스 2024.05.31
13612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 9만1천가구…55%가 중국인 소유 랭크뉴스 2024.05.31
13611 100년 된 목조건물 수리에 나무 쓰면 불법?... 40년 전 지정된 제도에 '낭패' 랭크뉴스 2024.05.31
13610 “바이든, 우크라에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 공격 일부 허용” 랭크뉴스 2024.05.31
13609 고소함 느끼기 전, 지갑은 쓴맛 랭크뉴스 2024.05.31
13608 “우리가 남이가” 신약개발 파트너십 확장하는 韓 제약사들 랭크뉴스 2024.05.31
13607 윤 대통령, 여당 연찬회서 "한몸으로 뼈빠지게 뛰자" 랭크뉴스 2024.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