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간편인증·전자신분증 활용도 낮은 노인층 불편 우려돼…정부 적극 안내해야"


오늘부터 건보급여 진료시 신분증 필수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병·의원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를 받을 때 반드시 신분증 등을 지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 국민건강보험법 시행 날인 20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 건강보험 진료 시 본인 여부 확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4.5.2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오늘은 신분증이 없어 되돌아가신 분은 거의 없었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 날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병·의원에서의 건강보험 급여 진료 시 신분 확인을 의무화한 '개정 국민건강보험법' 시행 첫날인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A씨는 "오늘 하루 동안 신분증으로 인한 큰 혼란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전국 요양기관서 시행된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은 건강보험 명의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건보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 시에는 요양기관이 신분증 등으로 환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신분증은 건강보험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등록증 등으로 사진과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행정·공공기관 발행 증명서다. 간편인증 등 전자서명인증서와 모바일 건강보험증,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제시해 본인 확인을 할 수도 있다.

진료 시 신분증으로 환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요양기관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건강보험 자격을 대여해주거나 대여받은 사람은 모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씨가 근무하는 병·의원의 접수대에는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배포한 '병·의원 갈 땐 신분증 꼭 챙기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이 여러 개 붙어 있었다.

접수를 담당하는 직원은 "따로 홍보하지는 않았지만 신분 확인이 어려워 진료를 못 받는 분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급여 진료·본인확인 후 6개월 이내 재진 환자는 신분 확인이 필요하지 않은데 우리 의원은 비급여 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본인 확인 의무 대상에서 건보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환자는 제외됐다. 또 급여 진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미성년자 등 본인 확인이 어려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기존처럼 주민등록번호를 제시해 진료받을 수 있다.

그 외 응급환자, 해당 요양기관에서 본인확인 후 6개월 내 재진 받는 경우, 진료 의뢰나 회송받는 경우도 본인 확인 예외 대상이다.

오늘부터 건보급여 진료시 신분증 지참 필수
(성남=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 의원에서 진료 전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날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를 받을 때 반드시 신분증 등을 지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가 인정하는 신분증은 건강보험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등록증 등으로 사진과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행정·공공기관 발행 증명서다. 2024.5.20 [email protected]


종로구의 또 다른 의원에 건보 급여 진료를 받으러 온 30대 환자 B씨는 이날 스마트폰에 깔아 둔 모바일 신분증을 제시하고 접수했다.

B씨는 "시차 출근제를 활용해 다른 직장인들보다 일찍 병원에 도착했는데도 평소보다 접수 데스크에 환자들이 밀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자들은 서면이나 구두로 진료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간단히 제시하던 평소와 달리 접수 데스크 앞에 서서 주섬주섬 신분증 등을 찾고 있었다.

B씨는 "각종 '페이' 등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평소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데,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말에 잠시 당황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곳에도 신분증이 없어 진료를 못 받고 되돌아가거나 안내받지 못한 것에 항의하는 환자는 없었다.

B씨 역시 "신분증을 반드시 들고 병원에 가야 한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예전에 다른 목적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내려받은 것이 있어 다행히 접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예약 환자가 많은 대형병원은 진료 수일 전부터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신분증 지참에 대해 안내했다.

이날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은 30대 직장인 C씨는 "사전에 20일부터 방문 시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라는 안내를 받아서 잘 준비했고, 수납할 때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안내가 잘 되기도 했고 대부분 신분증을 들고 다녀서 그런지 병원에서 혼란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시민들은 "간편인증·전자 신분증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환자들은 불편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 A씨는 "의원이 어르신들이 많이 오가는 종로에 있어 노인 환자 방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어르신들이 몰리는 날에는 혼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B씨도 "사전에 뉴스로 법 시행을 확인했는데도 막상 병원에 가면서 신분증 지참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스마트폰이 없는 어르신들은 실물 신분증을 꼭 지참하시도록 정부에서 더 잘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117 女피겨 국대, 미성년 후배 성추행…다른 선수는 불법촬영 랭크뉴스 2024.06.23
20116 "나들이 하고 왔는데, 왜 이러지"…더위 먹은 신호 아세요? 랭크뉴스 2024.06.23
20115 지방도 알짜 입지는 청약 흥행… 6월 분양 시장 양극화 심화 랭크뉴스 2024.06.23
20114 당심을 향한 엇갈린 속내…늘리는 야당, 줄이는 여당 랭크뉴스 2024.06.23
20113 비 그친 뒤 ‘찜통 더위’… 늦은 오후부터 ‘6월 황사 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23
20112 아파트는 전세 품귀, 非아파트는 ‘전세포비아’ 랭크뉴스 2024.06.23
20111 늙고 낡은 변두리 아파트···대학 축구부 입주로 놀라온 변화[일본 위기도시를 가다①] 랭크뉴스 2024.06.23
20110 [주간증시전망] 환율, 美 대선 토론, 마이크론 실적… 잠 못 이루겠네 랭크뉴스 2024.06.23
20109 폭염속 20개월 아이 갇혔다…방전된 테슬라 문 연 최후의 수단 랭크뉴스 2024.06.23
20108 온실가스 배출 이대로라면…2081∼2100년 서울엔 110일 폭염 랭크뉴스 2024.06.23
20107 내년 여름에 풍선 탄 ‘성층권 관광객’ 나온다 랭크뉴스 2024.06.23
20106 ‘가축도 의료공백’…수의사들은 왜 공직을 떠나나 랭크뉴스 2024.06.23
20105 20개월 아기, 방전된 테슬라 모델Y에 갇혔다가 구조 랭크뉴스 2024.06.23
20104 이스라엘 난민촌 공습에 최소 42명 사망… 하루 만에 사망자 '100명' 랭크뉴스 2024.06.23
20103 한창민 “‘민주당 2중대’ 아닌 개혁선봉대…윤석열 정부 퇴행 막아야” 랭크뉴스 2024.06.23
20102 소녀상 건립 이태리 시장 “한일 입장 병기해 비문 교체” 발언 진실공방 랭크뉴스 2024.06.23
20101 음주 혐의 벗은 김호중에 국민 공분…'술타기' 처벌 입법 시동 랭크뉴스 2024.06.23
20100 아픈 허리 굽힐 때 통증 약해진다면? 디스크 아닌 척추관협착증 랭크뉴스 2024.06.23
20099 “170㎝ 후반에 코 오뚝” 故구하라 금고 도둑 몽타주 랭크뉴스 2024.06.23
20098 여자 피겨 국대, 미성년 후배 성추행…다른 선수는 불법촬영 랭크뉴스 2024.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