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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한 켠이 솟아오른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기숙사 지하 1층 ‘셀프키친’ 바닥에 지난 19일 ‘바닥 조심 수리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예슬 기자


‘연세대 기숙사 건물 바닥이 기울고 있어요’ ‘이러다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요?’

지난 18~1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기숙사 가운데 한 곳인 ‘우정원’이 발칵 뒤집혔다. 건물 내 여러 곳에서 균열과 뒤틀림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세대 우정원 기숙사 지하 1층 ‘셀프키친’ 바닥이 기울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연세대 기숙사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우정원을 준공한 건설사가 부실 공사로 유명한 건설사”라는 주장과 함께 “평소에도 건물 내 진동과 소음이 심했다”는 얘기도 올라왔다.

학생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기숙사는 국내 한 대형 건설사가 지어 2014년 기증한 것이다. 연면적 6600㎡, 지하 2~지상 5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이날 현장을 찾아가 봤다. 실제로 기숙사 지하 1층 ‘셀프키친’은 바닥 한편이 불룩하게 솟아오른 상태였다. 솟아오른 부분은 타일이 손상돼 있었다. 곳곳에 ‘바닥 조심 수리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급히 거처를 옮겼지만 집이 먼 학생들은 대피할 곳을 찾느라 분주했다. 학생들은 최근 들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 부실 공사’를 떠올리며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윤모씨(20)는 “온라인에 올라온 글을 보고 불안해서 당분간 나가 있을 계획”이라며 “집이 먼 친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기숙사에 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아씨(21)도 “3분의 2 정도는 ‘일단 나가서 통학하자’는 분위기”라며 “저는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기숙사에 머물 계획이지만 좀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위험성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모씨(21)는 “전에도 기숙사 바닥 타일이 접착력 문제로 들떠 공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건물이 낡은 걸 가지고 ‘벽면이 갈라질 거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과도한 우려인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기숙사 지하 1층에 있는 ‘셀프키친’의 바닥 한 켠이 불룩 솟아올라 있다. 이예슬 기자


학생들은 학교 측의 대응이 불안을 더 키운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는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며 “총학생회를 통해 관련 조치 내용에 대해 공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숙사 내 방송 공지 등이 이뤄지지 않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불만들이 쏟아졌다.

A씨(22)는 “바닥이 솟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바닥이 덜그럭거리고 소음이 심한 상태로 일주일 정도 방치됐다”며 “기숙사에서 방송이 나오거나 공지한 것이 없었고, 온라인에서 ‘시설팀이 곧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글이 올라온 걸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씨도 “불안한 마음에 경비원분께 개인적으로 여쭤봤더니 시설안전팀이 다녀갔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과 서대문구청은 “건물에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거듭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바닥이 기운 것이 아니라 열팽창으로 인해 타일이 들떠서 위로 솟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날이 더워져 에어컨을 틀면서 생긴 온도 차이와 건물 노후화로 인해 타일이 들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 문제가 아닌 인테리어 문제”라며 “안전 점검은 교육부 지침으로 의무 사항이기 때문에 신촌캠퍼스 전체 건물이 매년 정기 점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지난 주말 소방에서 확인한 결과 이상이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며 “우려가 나오고 있으니 시와 구청에서도 20일 오전 현장을 방문해 확인했고 점검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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