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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이란 정부가 20일(현지 시각) 공식 확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내각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아무런 차질 없이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며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이란 정부 공식 통신사인 IRNA도 라이시 대통령을 비롯한 헬리콥터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봉사 과정에서 순교했다”고 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20일(현지 시각) 고(故)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담은 신문이 펼쳐진 모습. / 로이터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오전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 공동 건설한 키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의 정유 공장으로 이동하려고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 상공을 지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번 사고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등이 함께 숨졌다. 이란 IRNA 등이 전한 헬리콥터 추락 현장 사진을 보면 부서진 헬리콥터 잔해가 산 능선에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포함한 중동 정세는 물론 이란 국내 정치 상황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고 후원하고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란은 이외에도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 친이란 무장세력을 통해 이스라엘을 대리 공격해 왔다. 여기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장기적으로 벌였던 ‘그림자 전쟁’을 끝내고,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면전을 택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2015년 이란과 핵 협상을 체결하면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대부분 억제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6년 전, 해당 협정을 포기했고 이란은 이후 여러 개의 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의 핵전략에 관한 의사결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으나, 2년 전 미국이 유럽을 통해 이란과 시도한 핵 억지 노력은 무산된 상태다. 지금까지 라이시 정부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란 북서부 바르자간 지역 산에 추락한 헬리콥터 잔해. / 로이터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은 불안정한 이란 국내 정치 상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집권한 라시이 대통령의 재임 기간 가장 큰 사건은 경찰에 끌려가 2022년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였다. 라이시 정부는 이른바 ‘히잡 시위’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고, 유엔 인권이사회 조사단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551명이 사망하고, 1500명이 넘는 사람이 체포됐다. 이외에도 이란 통화 가치는 지난 2년 사이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고, 인플레이션은 수년 동안 종종 30%를 초과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수준이다. 여기다 기후 변화로 인해 물 부족은 심화했다. 특히 지난 3월 총선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이 투표를 거부하고, 극우 세력이 승리하면서 이란 지배층은 정당성 위기를 맞은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내각은 라이시 대통령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봉사를 칭찬했고, 그의 발자취를 따르겠다고 다짐했지만, 대다수 이란인들 사이에서 라이시 대통령은 인기가 없다”며 “라이시 대통령이 이끌던 보수 정부는 억압적인 사회 규칙을 복원했고, 반대 세력을 폭력적으로 탄압했으며 경쟁 정치 세력을 소외시키는 등 사회의 균열을 심화했다”고 짚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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