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보험 방식으로 농가 수익 보장하는 '수입안정보험'이 대안"
"병해충 검증 안 된 상태서 사과 수입하면 생태계 망쳐…충분히 검증해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달 30일 서울 여의도 잠사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5.6 [email protected]


(세종=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일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곡법 개정안과 농안법 개정안에 대해 "포퓰리즘",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강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송 장관은 야당이 오는 28일 개최될 국회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를 놓고 "법이 시행되는 상황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폭락하거나 폭락이 우려될 때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농안법 개정안은 농산물값이 기준 미만으로 하락하면 정부가 그 차액을 생산자에게 지급하는 '가격 보장제'가 골자다.

송 장관은 "양곡법 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1호 법안이기도 한데 독소조항을 제거하지 않고 다시 개정안이 나와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이 시장을 왜곡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쌀을 포함한) 특정 품목 생산 쏠림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과잉생산, 과소생산 품목의 수급 불안정과 가격 불안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과다한 정부 재정 투입으로 농촌이 해결해야 할 다른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하면서 농안법에 대해 "농업 미래를 망치는 법, 농망법"이라고도 했다.

송 장관은 농안법이 통과될 경우 돈이 얼마나 들지 재정 추계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쌀을 포함한 16개 품목에 1조원 넘게 든다고 추산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양곡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통과될 경우 쌀 매입비와 보관비만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 장관은 이날 작심한 듯 야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야당이) 정치적 쟁점으로 삼아 농업을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거부권 횟수가 늘어났다고 비판할 것이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성과로 내세울 것"이라면서 "너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곡법의 '의무 매입'과 농안법의 '의무 차액지급'에서 '의무'가 문제인데 야당은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현재 야당과 따로 접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농산물 수급과 농가 소득 안정을 유도할 대안으로 현재 시범사업 중인 수입안정보험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수입안정보험은 수량과 가격을 같이 고려해 농가 수익을 보험 방식으로 보장하는 것으로 재해로 생산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만 보장하는 재해보험과 차이가 있다"면서 "농안법과 다른 건 농가가 자기 보험료를 부담하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농가에 책임성을 부여하면서 수입도 보장할 수 있어 농산물 수급 안정과 소득 안정 두 가지 다 잡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사과 가격 안정을 위해 사과를 수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데 대해선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병해충이 검증 안 된 상태에서 들어오면 생태계를 망치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하자는 것이고 국내 산업도 고려해야 한다.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을 내국인과 달리 차등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게 가능할까에 대해 의문"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정부가 지난 16일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가 사흘 만에 철회한 데 대해서는 "우리 품목은 동물용 의약품이 일부 있었는데 의약품은 오남용하면 안 되는 것이라 직구를 걸러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728 네타냐후,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 협상단 파견 승인(종합2보) 랭크뉴스 2024.07.05
22727 거대한 '비단뱀' 배 갈랐더니…아픈 아이 약 사러갔다 사라진 엄마가 나왔다 랭크뉴스 2024.07.05
22726 전공의 8%만 근무 중…정부, 미복귀자 처분 연일 고심 랭크뉴스 2024.07.05
22725 "尹 탄핵청문회도 검토"…거야 수사기관 된 법사위 랭크뉴스 2024.07.05
22724 "우승해도 누가 축하하겠나"…뜨거운 윤이나, 차가운 동료들 랭크뉴스 2024.07.05
22723 민생지원금·방송법에 김건희 특검법까지…뇌관 줄줄이 남았다 랭크뉴스 2024.07.05
22722 [단독] 尹 “여소야대 상황서 아직 소통 부족”… 내각에 정무형 인사 발탁 의지 랭크뉴스 2024.07.05
22721 "보신탕 식당 추천"…무소속후보 케네디, 韓서 개고기 식용 논란 랭크뉴스 2024.07.05
22720 또 만난 시진핑·푸틴 “소중한 친구” 우정 과시 랭크뉴스 2024.07.05
22719 [단독] 한국, '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합류? 나토 정상회의 전후 방향 잡힌다 랭크뉴스 2024.07.05
22718 [단독] 별내선 뚫리면 천호~잠실 '김골라급 지옥철'…"팔 못 든다" 랭크뉴스 2024.07.05
22717 장맛비 오전에 대부분 그쳤다 늦은 밤 다시…최고기온 25∼33도 랭크뉴스 2024.07.05
22716 윤 '25만 원 직격'... 협치 외면에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경제정책 랭크뉴스 2024.07.05
22715 일본은 라인야후에 왜 저렇게까지?…"AI 핵심 국가경쟁력 문제" 랭크뉴스 2024.07.05
22714 [금융포커스] 불법추심 피해자 법률지원 확대 이끈 편지 한 통 랭크뉴스 2024.07.05
22713 ‘할머니 상추 고만 주이소’ 2.5천 감동 댓글 받은 시골의사 랭크뉴스 2024.07.05
22712 “왜 거기에” 반포자이 분리수거장 골드바… 주인 나타나 랭크뉴스 2024.07.05
22711 [속보] 英 총선 출구 조사 결과 노동당 과반 압승… 14년만 정권 교체 랭크뉴스 2024.07.05
22710 벨기에 대사 "국궁 4년 인생 배웠다" 심청전도 술술 읊는 사연 [더 인터뷰] 랭크뉴스 2024.07.05
22709 윤 ‘공영방송 경영진 물갈이’ 노림수…야 “이진숙 지명 철회를” 랭크뉴스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