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중국으로부터 대만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이 공식 취임했다. 그는 여전히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며, 대만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이 총통이 중국 측에 “대결보다는 대화로 협력하자”고 제안했지만, 중국은 이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 제재를 발표하는 등 대화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전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제16대 총통으로서 4년간 임기를 시작했다. 차이잉원 전 총통과 함께 민주진보당 소속인 그는 지난 1월 3파전으로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으로부터 대만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라이 총통은 이날 취임사에서 양안 문제에 대해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不卑不亢) 입장과 차이 전 총통의 외교 정책을 계승하는 ‘현상유지’ 입장을 동시에 표명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을 중단하고, 대만과 함께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전 세계에 전쟁과 공포가 없도록 노력하는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의 존재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라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합법적인 대만 정부와 대결보다는 대화로, 장벽보다는 교류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구체적 협력 분야로 양국 간 상호 관광 재개, 중국인의 대만 대학 진학 허용을 언급했다.

8년간 대만을 이끌어온 차이 총통 역시 대만 독립 성향으로, 중국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다. 하지만 라이 총통 집권기에는 이전보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차이 전 총통과 달리 라이 총통은 외교 협상 경험이 부족하고, (양안 관계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한 전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라이 총통은 이전부터 ‘반중·독립’ 성향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그는 대만은 주권 국가이며, 중국으로 독립해야 한다며 “대만을 제2의 홍콩, 제2의 티베트로 만들 순 없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다른 대만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타이난 시장 시절 중국식 병음(한자를 읽는 방식)을 거부하고, 대만식 통용병음을 쓰도록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대만인의 단결을 강조하는 신(新)헌법 제정을 주장하고,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제도)식 통일을 비판해 왔다.

이에 중국은 라이 총통 당선 후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월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대만의 영공과 해상 경계선에 선박과 해경선, 군용기를 보내 침범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취임식 직전에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미국 보잉의 방산우주보안(BDS) 부문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포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BDS의 고위 경영진은 중국 입국이 금지되고, 중국 관련 수출입 활동과 신규 투자 등도 금지된다.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금액의 2배를 벌금으로도 부과했다.

NYT는 “중국은 이미 차이 전 총통보다 라이 총통을 더 싫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앞으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안에 중국은 라이 총통의 힘을 빼기 위해 대만에 대한 군사 및 무역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라이 총통 취임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안 관계는 앞으로도 냉랭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342 "양자택일 강요하는 정치 무능 끝내야"... 통일 경험한 독일의 교훈 [창간기획:초당적 '30년 전략' 짜자] 랭크뉴스 2024.07.05
22341 [2보] "英총선, 노동당 과반 압승…14년만에 정권교체"<출구조사> 랭크뉴스 2024.07.05
22340 '거부권' 37일 만에 다시 '채상병 특검' 국회 통과 랭크뉴스 2024.07.05
22339 '블랙호크' 대체할 헬기 찾아라…군, 2030년대 도입 추진 랭크뉴스 2024.07.05
22338 [3보] "英총선, 노동당 과반 압승-집권 보수당 참패…14년만 정권교체" 랭크뉴스 2024.07.05
22337 英 총선 노동당 압승 예상… 14년 만의 정권교체 임박 랭크뉴스 2024.07.05
22336 [단독] 국정원 문서로 이재명 방어하더니…野 '국조완박법' 추진 랭크뉴스 2024.07.05
22335 급발진 판결의 핵심열쇠 'EDR'…이 재판부는 "못 믿겠다" 왜 랭크뉴스 2024.07.05
22334 [속보] 英총선, 노동당 과반 압승…”14년만 정권교체" [출구조사] 랭크뉴스 2024.07.05
22333 "브레이크 딱딱"‥사고 운전자 첫 방문 조사 랭크뉴스 2024.07.05
22332 [비즈톡톡] ‘X’ 대항마 등장?… 美 앱스토어 1위 오른 SNS 정체는 랭크뉴스 2024.07.05
22331 ‘강풍특보’ 인천서 시설물 파손·정전 잇따라 랭크뉴스 2024.07.05
22330 '넘사벽' 일본 배구 "차원이 다르네"… 한국은 왜 '동네북' 됐나 랭크뉴스 2024.07.05
22329 정국 급랭…오늘 ‘22대 국회 개원식’도 연기 랭크뉴스 2024.07.05
22328 “미운 일곱살?” 유독 산만해진 ‘7세 금쪽이’ 어쩌면 이 병 때문[헬시타임] 랭크뉴스 2024.07.05
22327 비트코인 2개월여만 최저 수준···“日 마운트곡스 상환 우려” 랭크뉴스 2024.07.05
22326 [단독] “30㎞ 주행 구간에 과속방지턱 의무화”… 교통연, 작년 경고했었다 랭크뉴스 2024.07.05
22325 효성가 '형제의 난' 다시 불붙나…차남 조현문 오늘 입장 밝힌다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4.07.05
22324 "횡단보도 건널 때도 두려워요"…예측불가 사고에 불안한 시민들 랭크뉴스 2024.07.05
22323 주차장 3칸 차지한 장난감 車 치웠다가…경비원 울린 황당 판결 랭크뉴스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