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도보다리 위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 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상응 조치만 있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17일 퇴임 후 2년 만에 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통해서다. 문 전 대통령은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58차례 순방 외교를 되짚으며 소회를 담았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도보다리 독대에서 김정은이 “딸 세대한테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며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회고록에 담은 건 작금의 남북 군사 대치와 대화 없는 북미 갈등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과거 여러 차례 비핵화 약속을 파기한 것과 핵무력 완성 단계에 이른 북한 상황에 비춰 문 전 대통령에게 언급했다는 김정은의 '절실한' 비핵화 의지는 터무니없어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 포격에 대해 “연평도를 직접 방문해 주민을 위로해 주고 싶다”는 김정은의 말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문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강경파 참모들의 반대 탓이 크다고 언급했다. “나는 (북한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할 생각이 있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을 언급했으나 트럼프 성향상 얼마나 신뢰를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북미 정상의 중재자를 자임했으나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운운하며 문재인 정부 비난을 일삼았던 점에 비춰 그 선의조차 북한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북한은 지금 무분별한 핵미사일 도발과 과시는 물론, 선대의 통일정책까지 내팽개치고 '적대적 두 국가' 등 대남 적대 정책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 회고록에 대해 진영에 따른 평가가 다르겠으나,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상대의 진의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에 관한 한 지도자의 오판은 없어야 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801 醫 "요구안 수용시 휴진 철회" 政 "불법행동 전제로 논의 불가" 랭크뉴스 2024.06.16
21800 구하라 금고 가져간 범인 '그알'이 찾는다…"키 180cm에 날씬" 랭크뉴스 2024.06.16
21799 종부세 깎았더니, 지방재정 2조6천억 이상 급감…지역이 운다 랭크뉴스 2024.06.16
21798 “‘기레기’라고 해야” “오물같은 말”…언론비하 파문 확산 랭크뉴스 2024.06.16
21797 지하주차장서 여성 흉기 위협해 납치…900만원 빼앗은 30대男 랭크뉴스 2024.06.16
21796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남매, '신호 위반' 배달 오토바이에 치여 숨져 랭크뉴스 2024.06.16
21795 서울 아파트 손바뀜 3년來 최다…집값은 전고점 '턱밑' 랭크뉴스 2024.06.16
21794 36년 만의 우승 노리는 네덜란드…레반도프스키 ‘벤치’ 폴란드가 막아낼까[유로2024] 랭크뉴스 2024.06.16
21793 인천 상가에서 여성 차량 납치해 900만원 인출… 30대 체포 랭크뉴스 2024.06.16
21792 '러·중 주도' 브릭스 진영, 우크라 평화회의 공동성명서 빠져 랭크뉴스 2024.06.16
21791 4개월 전 ‘동해 시추’ 이미 결정…윤 대통령 ‘직접 발표’ 끼어들었나 랭크뉴스 2024.06.16
21790 상속세율 ‘뭉터기 인하’ 드라이브…대물림 심화·세수 부족 우려 랭크뉴스 2024.06.16
21789 메카 성지순례 도중 요르단인 14명 사망, 17명 실종 랭크뉴스 2024.06.16
21788 "정말 징그러워 죽을 지경"…'팅커벨' 사라지자마자 '이 벌레' 나타났다 랭크뉴스 2024.06.16
21787 대통령실 "北 구조물, 대전차 방벽 유사… 푸틴 방북, 아쉽단 방증" 랭크뉴스 2024.06.16
21786 "어릴 때 갖고 놀던 다마고치 가격이 무려"…추억의 장난감들 얼마에 팔렸나 보니 랭크뉴스 2024.06.16
21785 인천 미추홀구 상가 지하주차장 특수강도 사건 피의자 나흘 만에 검거 랭크뉴스 2024.06.16
21784 이태원 참사 분향소 499일 만에 철거‥"새 길로 가겠다" 랭크뉴스 2024.06.16
21783 "산책 나갔다가 몸에 500마리"…'팅커벨' 사라지자 '이 벌레' 습격 랭크뉴스 2024.06.16
21782 "병원 폐업 전날 통보" 월급 떼먹는 사장 느는데…법 개정은 하세월 랭크뉴스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