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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한국 ‘토종펀드’가 미국 현지 대표 운용사의 ‘공룡펀드’ 보다 좋은 성적을 내 주목받고 있다. 작은 몸집(운용 규모)으로 민첩하게 시장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특히 토종펀드의 활약 뒤엔 미국 시장이 지닌 정보 투명성이 중요하게 작용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한국 증시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장·단기 수익률 한국운용 펀드가 1위
박경민 기자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주식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중 1년 수익률 1위는 41.65% 수익을 낸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B 미국대표성장주펀드(UH)’로 나타났다. 벤치마크이자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28.33%) 보다 수익률이 1.5배가량 높았다. 수익률 2위도 같은 펀드 중 환노출(UH) 대신 환헤지(H) 전략을 쓴 상품(35.77%)이었다. 장기(3년) 수익률로 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펀드(UH)’가 59.18%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S&P500보다 수익률이 2배 높았다.

토종펀드들은 미국 대표 펀드들도 제쳤다. 1년 기준으로 KB 미국대표성장주 펀드는 얼라이언번스틴(AB)의 ‘AB 미국그로스펀드(34.2%)’,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미국펀드(11.67%)’의 수익률도 크게 웃돌았다. AB 미국그로스펀드는 미국 본사가 운용하는 역외펀드(한국이 아닌 제3국에서 운용되는 펀드)인 ‘AB시카브1-아메리칸 성장형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국내에서만 1조원 넘게 팔린 글로벌 대형펀드다.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펀드 역시 장기 수익률(3년)이 AB미국그로스펀드(UH) 보다 좋았다.


“미국 기업, 정보공개 의무 철저”

국내 펀드 성과의 일등공신은 우수한 전략이다. KB미국대표성장주펀드의 경우 인공지능(AI)과 의약 등 혁신 테마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냈다. 역외펀드보다 운용 규모가 작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적극 활용했다.

김강일 KB자산운용 이사는 “대형 펀드는 이해관계자가 많고, 특정 자산을 대량으로 매입·매도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전략 변경에 제약이 있는 반면, 중소 규모 펀드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전략을 재조정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투자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미국 시장이 국적과 관계없이 동등한 경쟁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양병오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정보의 격차가 없기 때문에 미국이든 한국이든 판단을 내리는 펀드매니저와 (투자)모델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미국코어펀드’를 운용하는 이승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미국이 세계 최대 시장인 이유는 견고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장치, 안정된 경제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현지-외국 매니저 간에 차별을 두지 않는 정보의 투명성”이라고 말했다.

김강일 이사는 “미국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정보 공개 의무가 있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언제나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정보가 투명하다보니 주가도 실적발표 이후에 움직인다”며 “정보가 미리 새거나 은폐되고, 부정확하게 퍼지며 실적발표 전에 주가가 요동치는 한국 증시가 발전하기 위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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