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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가 공개적으로 외부 일정을 소화한 것은 지난해 12월2일 조계사에 마련된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이후 169일 만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던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한국에 반환돼 환지본처(본래 자리로 돌아감)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사리는 원래 회암사의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강점기에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오늘은 우리 불교계의 큰 경사이면서 국민 모두에게 정말 기쁜 날”이라며 “100년 가까이 양주 회암사를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 머물렀던 3여래 2조사 사리가 마침내 우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04년 보스턴미술관의 사리구 소장 사실을 처음 확인한 후 조계종을 중심으로 국민의 마음을 모아 반환 운동을 계속했습니다마는, 협상이 번번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급기야 10년 전인 2013년에 최종 결렬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4월 저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10년 만에 반환 논의 재개를 요청했다”며 “1년에 걸쳐 많은 분들께서 노력하신 끝에 지난 4월 기다리고 기다렸던 환지본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관계가 가까워진 것이 또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며 “이미 끝난 문제라고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여 국민들의 소망을 이루어냈다”고 했다.

이번 사리 반환은 김 여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김 여사가 별도의 보스턴미술관 방문 일정을 소화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 여사가 메튜 테이텔바움 보스턴미술관장에게 양국 간 사리 반환 논의를 재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후 결렬됐던 반환 논의가 10년만에 재개돼 문화유산청과 보스턴미술관은 지난 2월 사리는 보스턴미술관이 조계종에 기증하고, 사리구는 임시 대여해주는 형태로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법어에서 사리 반환과 관련한 김 여사의 공을 언급하기도 했다. 진우스님은 지난 15일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과의 환담 자리에서도 김 여사의 이날 행사 참석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불교계에서 (김 여사의 이날 행사 참석을) 계속 요청을 하는데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행사에 앞서 총무원장 진우스님,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과 사전 환담을 가졌다고 김수경 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는 “사리가 환지본처되어 뿌듯하며 이를 계기로 불교가 중흥하기를 바란다”며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진우스님과 함께 무대에 올라 헌등을 하고, 사리 이운 경과보고 등 행사를 지켜봤다.

이번 일정을 계기로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김 여사 리스크가 거론됐고, 김 여사 관련 검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지만 더이상 여론의 시선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는) 이제 (공개행보를) 하실 것이고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전격 교체된 뒤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두고 야당 등으로부터 비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지검장은 김 여사 소환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경질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재개에 대해 “국민 감정은 모르쇠 하는 김 여사와 아내만 지키려는 상남자 대통령 때문에 국민들의 몸에는 고통과 분노의 사리가 생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검찰 인사가 김건희 여사의 면죄부가 될 거라는 오만한 발상을 거두시라”며 “김 여사가 가야 할 곳은 법 앞”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우스님 등 불교계 관계자와 불자 1만여명이 참석했다.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대통령실에선 성태윤 정책실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인성환 안보2차장 등이 참석했다. 승려복장으로 디제잉을 해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함께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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