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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가 되고자 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던 에드 드와이트가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블루 오리진 기지 인근에 착륙한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루 오리진이 2년 만에 발사한 유인 우주선이 우주 비행을 한 뒤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이 우주선에는 미국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가 될 뻔했으나 인종차별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전직 조종사도 탑승했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90세인 에드 드와이트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이 19일(현지시간) 발사한 유인 우주선에 탑승했다.

드와이트는 1960년대 우주 비행 훈련을 받았던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였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나 1953년 미 공군에 입대한 드와이트는 9년 뒤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공군 ‘우주 연구 파일럿 학교’에 들어갔다.

훈련받는 동안 드와이트는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로서 언론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흑인사회에서 널리 읽힌 잡지 제트(Jet)와 에보니(Ebony)의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훈련 프로그램을 마친 뒤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에 지원했으나 NASA가 1963년 발표한 14명의 우주비행사 명단에 드와이트의의 이름은 없었다.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 행정부는 소수 인종 국민도 우주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했고 드와이트는 꿈을 접고 얼마 후 전역했다.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공개한 새로운 유인 우주선 탑승자 6명. 왼쪽에서 3번째가 90세의 흑인이자 최고령 우주비행사가 된 에드 드와이트. AFP=연합뉴스

이후 드와이트는 파일럿 학교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3년 다큐멘터리 ‘우주 경쟁’에서 그는 “내 희망은 어떤 식으로든 우주로 가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게 했다”며 “모든 것이 평등했다면 나는 달에 갔을 것이다. 능력이 있었지만,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흑인 최초 우주비행사는 그로부터 20년이 더 흐른 1983년에야 나왔다. 1978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선발된 3명의 흑인 가운데 한 명인 기온 블루포드였다.

꿈을 포기한 뒤 약 60년이 흐른 뒤에야 실현된 드와이트의 이번 우주비행은 비영리 단체인 ‘스페이스 포 휴머니티’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이 단체의 안토니오 페로나스 전무이사는 “우리는 수십 년 전에 해야 했을 일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90세인 드와이트는 이번 비행으로 최고령 우주비행사 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고령 우주인은 지난 2021년 10월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을 탄 ‘스타트렉’ 배우 윌리엄 섀트너였는데, 드와이트는 섀트너보다 생일이 약 2개월 빠르다.

이번 비행에서 탑승객들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5.7㎞ 상공까지 닿았다고 블루 오리진 측은 밝혔다. 탑승객은 드와이트를 포함해 6명으로, 블루 오리진이 우주 비행 사업을 재개한 건 2022년 로켓 폭발사고 이후 2년 만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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