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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17시간 뒤 경찰 출석한 김호중
음주 인정했지만 ‘혈중알코올농도’ 입증이 관건
가수 김호중. 김호중 인스타그램 캡처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늦게 이뤄진 탓에 ‘술을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뺑소니 사고 이후 현재까지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셨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대거 포착됐다.

경찰은 우선 지난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경찰은 김씨가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해 ‘김호중이 술을 마신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는 이 유흥주점을 방문하기 전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일행이 주류를 주문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런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자 김호중은 결국 이날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검찰이 법리적으로 ‘음주운전’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음주운전 혐의는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적용 가능하다. 단순히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

그러나 김호중은 사고 발생 시각으로부터 17시간이 지난 다음 날 오후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측정을 받았다. 통상 음주 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음주 여부 확인이 어렵다.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이 활용되기도 하지만, 이조차 역추산할 최초 농도 수치가 필요해 장시간 잠적한 운전자에게는 적용하기 쉽지 않다. 국과수가 활용한 대사체 분석법 역시 음주 여부 확인만 가능할 뿐, 혈중알코올농도를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한마디로 음주 여부 자체는 어느 정도 검증이 가능하지만, 음주운전 수치에 걸릴 만큼 마셨는지는 입증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연합뉴스에 “경찰이 녹취 파일 등 여러 음주 정황을 확보한다고 해도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확정 짓기는 어렵기 때문에 음주운전 혐의가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만약 기소된다고 해도 형사재판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방송인 이창명(55)씨도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이씨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호중은 18~1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를 강행한 뒤 경찰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호중 측은 검찰총장 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도 선임해 향후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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