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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발언 알려져
재독 시민단체 “일 정부 압력에 굴복” 반발
2021년 2월19일(현지시각) 독일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의 한 회원이 베를린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극우 폭력에 항의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는 모습.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독일 베를린 시장이 일본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재독 시민단체는 철거를 시사하는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베를린시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카이 베그너 시장이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회담하고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베를린시는 보도자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했다”고 적었다. 베그너 시장은 베를린과 도쿄의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일본을 찾았다.

베그너 시장은 회담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관할 구청, 연방정부 등 모든 관련 당사자와 대화하고 있으며 독일 주재 일본 대사도 이 논의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고 베를린시는 전했다.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18일 베그너 시장의 ‘변화’ 언급은 사실상 철거하겠다는 의사로 보고 “베를린시가 일본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입장문을 내어 “베그너 시장이 자신의 발언과 달리 소녀상을 건립한 우리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 대화를 제안하면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결정 권한은 전적으로 구청에 있다”며 “회의가 열리면 미테구와 베를린시에 일본 정부가 가한 압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다. 소녀상이 ‘일방적 표현’이라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평화의 소녀상은 이미 분쟁 지역의 성폭력에 반대하는 보편적 기념물”이라며 베그너 시장에게 코리아협의회가 운영하는 전시 성폭력 박물관을 방문해 다양한 관점과 교육 활동을 직접 보라고 제안했다. 코리아협의회는 다음달 19일 ‘세계 전시 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시민사회단체들을 평화의 소녀상으로 초청해 밤샘 토론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세계 각지 소녀상이 한국의 일방적 입장을 담고 있다며 철거를 주장해왔다. 베를린 소녀상은 설치 직후인 2020년 10월 관할 미테구청이 철거를 명령했으나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보류된 바 있다. 2022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직접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3월 중부 헤센주 카셀주립대 총학생회 주도로 설치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기습 철거돼 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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