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구독자 300만명 '피식대학', 비하 논란 확산에 결국 사과
"공적 영향력 인식해야"…"여름휴가 영양 갈 것" 반응도


피식대학 유튜브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김정진 기자 = "여기 중국 아닌가. 1천500명이 아니라 인구 1만5천명 도시가 맞나"

300만명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브 '피식대학' 출연진이 최근 경북 영양군을 방문해 촬영한 영상이 지역 비하 발언으로 파장이 커지자 결국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피식대학측은 문제의 영상을 올린 지 일주일만인 18일 밤 올린 사과문에서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겠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318만명이었던 구독자수는 19일 현재 309만명으로 떨어졌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들의 다른 영상들도 거론하며 무례함을 성토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출연진은 영상에서 "강이 똥물이다"라거나 한 제과점에서 햄버거 빵을 먹고는 "젊은 애들이 햄버거 먹고 싶은데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가 없어서) 이걸로 대신 먹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 백반식당에서는 "메뉴가 특색이 없다. 이것만 매일 먹으면 아까 그 햄버거가 꿀맛일 거야"라고 비꼬는가 하면, 마트에서 산 블루베리 젤리를 가리켜 "할머니 맛.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식대학 유튜브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 공간에서의 비하, 막말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는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이라는 발언이 비판받았다.

가수 양준일도 과거 유튜브에서 남자친구가 없다는 여성 제작진을 가리키며 "성격 급한 남자 얼른 채팅 달라. 새 차를 중고차 가격에 사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가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구독자수 990만명에 달하는 먹방 유튜버 쯔양도 올해 초 개그우먼 김지영과 함께 출연한 영상이 필리핀 이주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키면서 결국 사과했다.

일각에선 '유튜브 방송일 뿐인데 유난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컨셉이니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독자수가 수백만 명에 달하고 영향력이 웬만한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을 능가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300만명의 구독자가 있다면 이 방송은 사인(私人) 간의 대화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이라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도덕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관을 통해 규제가 이뤄지지만 유튜브는 그렇지 않다"며 "건강한 웃음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피해를 본 이들을 돕겠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한모(29) 씨는 "피식대학이 영양군을 깔보는 발언에 영양군 주민도 아닌데 기분이 나빴다"며 "알고 보니 별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유명하다고 해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영양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양군청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영양군이 많이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고, 영양군 내 관광지에서도 관광 문의가 늘어났다고 한다"며 "영양군으로의 관광 유입을 늘리기 위해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094 “음악으론 돈 못 벌어”… 김장훈, 여성 화장품 CEO 됐다 랭크뉴스 2024.07.03
20093 [단독] 금감원, 은행에 “모든 대출 DSR 산정” 주문… 가계부채 관리 목적 랭크뉴스 2024.07.03
20092 [단독] 스토킹 판결 전 전자발찌 42명…피해자 괴롭히지 못했다 랭크뉴스 2024.07.03
20091 대통령실 “채 상병 죽음보다 이재명 보호…의도된 탄핵 승수 쌓기” 랭크뉴스 2024.07.03
20090 채 상병 특검법 상정…민주, 필리버스터 내일 종료시키고 표결 수순 랭크뉴스 2024.07.03
20089 용인 수지구 아파트서 공동현관 지붕 붕괴…인명피해 없어 랭크뉴스 2024.07.03
20088 [단독]관내 ‘아리셀 참사’ 일주일 만에···권순정 고검장, 간부들과 관광지 술자리 랭크뉴스 2024.07.03
20087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 돌진…보행자 2명 부상 랭크뉴스 2024.07.03
20086 최순실, 수감 중 치매? 정유라 "지인도 못 알아봐" 랭크뉴스 2024.07.03
20085 급발진이냐 아니냐, 회피기동 안했나 못했나···시청역 돌진 사고 쌓이는 ‘왜’ 랭크뉴스 2024.07.03
20084 北 이번엔 물 폭탄?... 장마철 '묻지마 방류'에 임진강이 위험하다 랭크뉴스 2024.07.03
20083 “발암물질 걱정, 영향 있었다”…고급 생리대에 돈 40% 더 써 랭크뉴스 2024.07.03
20082 채상병특검법 필리버스터 대치…내일 野단독처리·與거부권 수순(종합) 랭크뉴스 2024.07.03
20081 해병대원 특검법 상정·필리버스터 돌입…내일 표결할 듯 랭크뉴스 2024.07.03
20080 [속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택시 돌진‥1명 중상·2명 경상 랭크뉴스 2024.07.03
20079 또 고령 운전자? 국립중앙의료원 택시 돌진… 3명 부상 랭크뉴스 2024.07.03
20078 "탄핵해 보시라, 수사할 검사는 차고 넘쳐"… 민주당 앞에서 뭉친 검사들 랭크뉴스 2024.07.03
20077 [속보] 신동국 회장, 한미 모녀 손잡았다…경영권 분쟁 다시 시작 랭크뉴스 2024.07.03
20076 한미 송영숙·임주현 모녀, 신동국 회장과 의결권공동행사 약정 체결 랭크뉴스 2024.07.03
20075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시청역 참사 손글씨 추모 랭크뉴스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