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통계청 경활조사, 최저임금 미만율 추정에 한계
노동계 “신호위반 많으니 신호등 줄이자는 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최저임금 서비스노동자 장보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비스연맹 제공


최저임금 논의 시 경영계는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 미만인 임금노동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을 무기로 자주 들고나온다.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 노동시장의 최저임금 수용성이 떨어졌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자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경총은 최저임금 미만율 추정을 위한 통계인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중 입맛에 맞는 전자만 분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신호 위반이 많으니 신호등을 줄이자는 격”이라며 경총을 비판했다.

경총은 지난 16일 ‘2023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이 13.7%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총이 분석자료로 삼은 것은 지난해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다.

경제활동인구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9년 16.5%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12.7%)까지 3년 연속 감소하다 지난해 소폭 반등했다. 경총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15.2%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12.2%)과 명목임금 인상률(13.2%)에 비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통계를 각각 활용해 두 개의 최저임금 미만율 추정치를 발한다.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전체 임금노동자가 포함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만율 계산에 필요한 정보가 부정확하다는 한계가 있다. 조사단위가 만원이라는 점, 최저임금 미만 여부를 따지려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해당하는 임금만 계산해야 하는데 임금 총액 정보만 있는 점, 가구주 또는 가구원 응답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문제다.

이에 반해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는 조사단위가 천원이다. 아울러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있고 임금대장에 기초한 정보가 제공돼 상대적으로 통계 정확성이 높다.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기준 최저임금 미만율은 2022년 기준 3.4%로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미만율(12.7%)보다 9.3%포인트 낮다. 다만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는 개인이 경영하는 농림어업 등은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어 전체 임금노동자를 포함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분명한 것은 미만율 계산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경제활동인구조사만으로 미만율을 추정·해석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총은 미만율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미만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만율 수치가 높게 보여야 최저임금 인상 여론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최임위 노동자위원인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임금을 도둑맞은 피해자들을 보호하자고 할 텐데 경총은 상식을 뛰어넘는다”며 “경총 보고서는 이기적 노동자들이 시간당 9620원이라는 ‘거금’을 받아가는 바람에 선량한 도둑들이 어쩔 수 없이 임금을 훔친다는 것”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616 만삭 아내 살해한 의사, 전략 게임이 원인? 게이머들 분노 랭크뉴스 2024.06.13
20615 추가 피해 신고 잇따라…“일주일 내 큰 여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13
20614 쿠팡, “공정위 상품 추천 금지한다면…로켓배송 서비스 불가능” 랭크뉴스 2024.06.13
20613 미국 Z세대가 열광하는 ‘잇몸 담배’, 뭐길래? 랭크뉴스 2024.06.13
20612 [단독] ‘이첩 보류’ 이종섭 지시 이틀 묵힌 김계환…박 대령 주장 힘 실린다 랭크뉴스 2024.06.13
20611 국회로 간 환자들…“전공의 없다고 조직검사마저 3개월 밀렸다” 랭크뉴스 2024.06.13
20610 "이게 되네!" 14년만에 아이패드에 생긴 기능은 랭크뉴스 2024.06.13
20609 로컬푸드로 둔갑한 ‘중국산 주꾸미’…학교급식 유통 랭크뉴스 2024.06.13
20608 환자 10명 마취 시켜놓고 성폭행까지…끔찍한 수술대, 결국 랭크뉴스 2024.06.13
20607 ‘몰락한 리니지 왕국’...엔씨소프트, M&A로 위기 극복 선언 랭크뉴스 2024.06.13
20606 진동 멈췄지만, 공포 그대로…“큰 여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13
20605 금요일도 불볕 더위 계속…서울 낮 최고 33도 랭크뉴스 2024.06.13
20604 쿠팡, 1400억 과징금 맞자 “로켓배송 막히면 소비자 피해” 랭크뉴스 2024.06.13
20603 대통령실 “푸틴 방북 며칠 안으로 다가와” 랭크뉴스 2024.06.13
20602 밀양 피해자 "반짝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분노·걱정 감사" 랭크뉴스 2024.06.13
20601 3호선서 돈 뜯은 남성 검거…‘여장남자’와 동일 인물? 랭크뉴스 2024.06.13
20600 크렘린궁 "러북 관계 잠재력 매우 심대…우려 대상 아냐" 랭크뉴스 2024.06.13
20599 “부 대물림 않겠다” 515억 쾌척…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별세 랭크뉴스 2024.06.13
20598 [단독] ‘영감 필요해?’ 수상했던 대학가 전단…배후엔 마약 랭크뉴스 2024.06.13
20597 "노후 건물에 금이 쩍쩍"‥피해신고 300건 육박 랭크뉴스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