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0·26, 12·12 산증인…광주진압군 투입 관련 전작권 일시이양 승인
'한반도 안보·美국익 명분' 신군부 인정 불가피론 회고록에 적시
"신군부, 무력진압 안 알려…진압 알고는 한국군에 즉각 항의" 주장


위컴 전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워싱턴=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조준형 특파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끈 신군부에 의한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었던 존 위컴 주니어 전 미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5세.

18일 미국의 부고 전문 사이트 레거시닷컴에 따르면 위컴 전 총장은 지난 11일 애리조나주 오로밸리에서 사망했다.

1950년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고인은 1979년부터 1983년까지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재임하며 10·26과 12·12 사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신군부의 집권 등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겪은 산증인이다.

위컴 전 사령관은 당시 전시 및 평시 작전통제권을 가진 한미연합사령관(4성 장군)으로서 12·12, 5·18 등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에 오점으로 기록된 신군부의 행동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세간의 평가도 받았다.

특히 한국 육군 20사단의 광주 시위 진압 투입을 위해 작전통제권을 잠시 이양해 달라는 신군부 측 요청을 받고 그것을 수락한 사실이 그런 평가에 힘을 실었다.

또 고인은 1999년 발간한 회고록 '위기의 한국'(Korea on the brink)에서 신군부의 권력 장악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안보와 미국 국익을 위해 신군부와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피력한 바 있다.

회고록에 따르면 고인은 1980년 5월19일 신군부의 계엄령과 야당 인사 체포 등 한국 상황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묻는 해럴드 브라운 당시 미 국방장관의 질의에 "우리는 전두환과 그의 동료들에 의한 지배(control)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 그룹(신군부)의 궁극적 목적은 전면적 권력 장악이 분명하며, 유일하게 남은 이슈는 권력 장악의 속도와 형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두환과 그의 조직을 물러나게 할 입장에 있지 않기 때문에 전두환 지배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우리의 지렛대에 대한 한계를 인식해야 하며, 따라서 한국에서 미국의 근본적 안보 이익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행동에 저항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역의 평화와 안보 유지가 미국의 이익임을 물론 알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점점 질적으로 증대되고 있는 북한 위협에 직면해 한미 연합 무력을 계속 증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전쟁은 억지 되어야 한다"며 "한국의 경제적 어려움 심화와 국방비 지출 삭감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경제 부문에서의 징벌적 행동은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대한국 경제 제재에 반대했다.

다만 고인은 2007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한국 영화 '화려한 휴가' 개봉을 앞두고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당시 신군부가 공수부대의 무력 진압 투입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으며, 군의 시민 무력 진압 사실을 파악하고는 한국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즉각 항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또 신군부의 광주 시위 강제 진압에 대해 "불행한 역사적 상처를 남겼으나 대중의 (역사) 발전에 대한 열망을 군대가 무력으로 과잉 진압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한국의 군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영원히 각인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 근무에 이어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으며, 1987년 전역했다.

1979년 11월 전방부대 방문한 위컴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250 ‘닥터 둠’ 루비니 “초불확실성 시대… 스태그플레이션 ‘메가 위협’ 온다” 랭크뉴스 2024.05.22
23249 ‘22대 금배지’ 선배 초청해 꽃달아준 경찰청…내부 “지나치다” 랭크뉴스 2024.05.22
23248 “역사적 최고 주가” 수소 엔진 단 현대차…시총 4위로 점프 랭크뉴스 2024.05.22
23247 통영 바닷가 돌틈에 줄로 묶인 고양이 밀물 때 익사 랭크뉴스 2024.05.22
23246 “닥터, 여기 아파요”… ‘외국 의사’ 다음주 진료 시작 랭크뉴스 2024.05.22
23245 말레이 이어 싱가포르도 뉴진스님 반대…"승복 공연 모욕적" 랭크뉴스 2024.05.22
23244 GDP 1.3%에 가려진 두 사장님 [36.5˚C] 랭크뉴스 2024.05.22
23243 “한일 정상회담 26일 서울 개최 조율...한미일 협력 확인 전망” 랭크뉴스 2024.05.22
23242 BBQ, 3000원 가격 인상…8일 간 유예한다 랭크뉴스 2024.05.22
23241 중국, ‘타이완에 무기 판매’ 미국 군수기업 12곳 제재 랭크뉴스 2024.05.22
23240 "판결 비공개 해달라" 김호중 무명시절 매니저에 패소하자 열람제한 신청까지 무슨 내용이기에? 랭크뉴스 2024.05.22
23239 출석 하루 만에 김호중 구속영장 청구…‘음주운전’ 혐의 빠진 이유는? 랭크뉴스 2024.05.22
23238 후퇴하는 젤렌스키 울분…"러 본토 군사시설 때리게 해달라" 랭크뉴스 2024.05.22
23237 중국, 록히드 마틴 등 미국 기업 12곳 제재…“자산 동결” 랭크뉴스 2024.05.22
23236 “경찰 출석해도 명품은 못 참지”… 김호중 입은 재킷·루이비통 신발만 300만원 넘어 랭크뉴스 2024.05.22
23235 "아일릿, 뉴진스 표절 아냐...증명할 근거 있다" 빌리프랩, 민희진 고소 랭크뉴스 2024.05.22
23234 강형욱 추가 폭로 나왔다… “화장실 시간까지 배변훈련처럼 통제” 랭크뉴스 2024.05.22
23233 "판결 비공개 해달라" 김호중 무명시절 매니저에 빌린 돈 패소하자…열람제한 신청까지 무슨 내용이기에? 랭크뉴스 2024.05.22
23232 "백제가 처음 쌓았구나!"...충주 장미산성 미스터리 풀렸다 랭크뉴스 2024.05.22
23231 "외출 때 걸치는 것만 20억…호화 아파트만 7채" '돈자랑'하던 인플루언서 결국… 랭크뉴스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