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보안당국·경찰 문서 입수…"시진핑 방문 직후에도 협박사건"
주프랑스 中대사관 "조작"…연관성 부인


이달 초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에서 올해 중국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중국 공작원들의 협박과 강제 송환 시도가 두 차례 확인됐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18일(현지시간) 정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다.

르몽드가 입수한 국내보안국(DGSI)과 파리경시청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올해 3월 22일 중국 반체제 인사 강제 송환 시도와 이달 8일 위구르 출신 정치 난민에 대한 협박 행위가 발생했다.

이달 8일 파리 18구 범죄수사대는 위구르족 출신의 카자흐스탄 여성 굴바하르 잘릴로바를 누군가 자택에서 납치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잘릴로바는 중국 신장의 수용소에서 1년 반을 보낸 뒤 풀려나 2020년 10월 프랑스에 도착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검은 옷을 입은 10여명의 남성"과 마주쳤다.

신고자들은 경찰에 이들 남성이 "인터폰을 울리며" 반체제 인사를 추적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남성 한 명에게서 공무 여권을 발견했다. 해당 남성이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과 연관된 인물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르몽드는 설명했다.

유럽 위구르연구소 설립자이자 국립동양언어문명연구소 강사인 딜누르 레이한은 잘릴로바가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르몽드에 전했다. 잘릴로바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도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남성에게 쫓겼다고 레이한은 덧붙였다.

레이한은 잘릴로바가 중국에서 풀려날 당시 당국으로부터 "당신이 어디에 있든 중국은 팔이 길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데려올 수 있다"며 입단속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이달 8일은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6∼7일 이틀간 일정으로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다음 날이다.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앞서 파리 시내에선 위구르 출신들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내 위구르, 티베트 출신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비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앞서 올해 3월 22일엔 26세의 반체제 인사 링화잔의 강제 송환 시도가 있었다.

파리 생라자르 역 근처에서 고립돼 생활하던 이 남성은 인근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이곳은 중국 정부와 연결된 '유령 경찰서' 역할을 하는 곳으로,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국에서 중국이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22년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가 중국 '비밀경찰서'의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 남성은 시 주석에 대한 비판적 그라피티와 시 주석의 초상화가 그려진 포스터 훼손을 이유로 중국 당국의 표적이 돼 왔다. 그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리기도 했다.

여권을 압수당한 링화잔은 공항까지 강제로 등 떠밀려 갔으나 그의 비행기 탑승 거부와 프랑스 국경수비대의 개입으로 강제 송환은 무산됐다.

르몽드 취재에 따르면 이 '유령 경찰서'의 책임자 역시 중국 대사관과 연결되는 공무 여권을 갖고 있었다.

국내보안국은 이후로도 링화잔이 계속해서 "중국 정보기관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링화잔의 친구이자 또 다른 반체제 인사는 중국 경찰이 수시로 링화잔에게 전화해 "중국 대사관에 가서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알리는 동영상을 만들라"고 요구한다고 국내보안국에 증언했다.

국내보안국이나 파리경시청은 르몽드가 확보한 문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부 관계자는 "프랑스 주재 중국 대표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은 그러나 르몽드의 연락에 잘릴로바에 대한 협박에 관여하지 않았고, 링화잔에 대한 일도 "조작된 이야기"라고 연관성을 모두 부인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073 “이제 포장도 수수료?”… 배민 ‘기습 유료화’에 부글 랭크뉴스 2024.06.02
20072 조국 "최태원과 노소영 재산 출발점은 '정경유착'" 랭크뉴스 2024.06.02
20071 '엘시티 부실수사' 논란... 한동훈, 전직 기자 손배소 패소 확정 랭크뉴스 2024.06.02
20070 운전 중 휴대폰 보다 '쾅'…4명 숨졌는데 버스기사 집유, 왜 랭크뉴스 2024.06.02
20069 군산 국제 철인3종 경기 참가 60대, 바다에서 사망 랭크뉴스 2024.06.02
20068 북한, 나흘만에 또 대남 오물 풍선…이번엔 600여 개 랭크뉴스 2024.06.02
20067 2년 연속 ‘세수 펑크’ 날까… 작년만큼 걷으면 30조 규모 세수 결손 랭크뉴스 2024.06.02
20066 “구속된 김호중, 최소 징역 3년 예상”… 팬들 청천벽력 랭크뉴스 2024.06.02
20065 일단 이자부담부터…전세사기피해자, 계약 종료 전 대출 대환 허용 랭크뉴스 2024.06.02
20064 서울 도심서 채상병 특검 요구 집회…“은폐로 분노 자초” 랭크뉴스 2024.06.02
20063 북한 2차 오물 풍선 600여개 발견…정부 경고 무색 랭크뉴스 2024.06.02
20062 베트남 하노이 호텔서 한국 여성 사망‥한국 남성 체포 랭크뉴스 2024.06.02
20061 73세 ‘연근맨’ 일본 어린이식당 주인 “아이들을 위한 나라 되라” 랭크뉴스 2024.06.02
20060 "이제 포장도 수수료 내라니"…배민 '기습 유료화'에 부글부글 랭크뉴스 2024.06.02
20059 [단독]사업주 50.7% “최저임금액 보통 수준”…11년 만 최고치 랭크뉴스 2024.06.02
20058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화장실' 낙서‥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6.02
20057 배신과 배임 사이, 하이브-민희진 2라운드…뉴진스는 일본으로 랭크뉴스 2024.06.02
20056 “OOO 구속하라”… 개혁신당, ‘얼차려 중대장’ 실명공개 랭크뉴스 2024.06.02
20055 22대 국회 첫 고위 당정대…물가·전세사기·軍 사고 등 논의 랭크뉴스 2024.06.02
20054 ‘분만 1위’ 성남 산부인과 폐원…저출산에 분만병원 3곳 중 1곳 사라졌다 랭크뉴스 202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