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인천시 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를 막고 있던 스타렉스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경찰이 최근 아파트 입구를 막은 승합차를 이례적으로 견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처럼 진입로를 막아 주민 불편을 초래하는 주차 행위에 대해 경찰과 행정 당국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5시35분쯤 서구 모 아파트에서 30대 A씨가 지하 주차장 입구에 차량을 세워 두고 사라졌다. A씨는 지인 명의의 승합차를 몰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다 경비원이 미등록 차량이란 이유로 진입을 막자 그대로 시동을 끄고 떠나버렸다.

A씨가 주차한 방문자용 입구 옆쪽에는 입주자용 입구가 따로 있어 임시로 차량 통행이 가능했지만 10시간 넘게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민 불편이 커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있던 경찰은 고심 끝에 견인차를 불러 입구를 막은 승합차를 경찰서로 강제로 옮겨 압수했다.

이는 유사 사례 발생 때마다 경찰이나 담당 구청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신속하게 문제 차량을 견인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꾸준히 발생해 온 민폐 주차…매번 즉각 조치 못해

2018년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 방치된 캠리 승용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앞서 2018년 8월 인천 송도 아파트에서 캠리 차주가 주차 위반 경고장 부착에 반발하며 아파트 입구를 차량으로 막았을 땐 사건 발생 나흘째에 차주가 사과한 끝에야 차량을 치웠다.

지난해 6월에는 인천 남동구 논현동 상가 건물에서 40대 남성이 관리비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주차장의 유일한 출입구를 1주일간 막기도 했다.

지난달 대구 아파트에서도 한 입주민이 자신의 명의가 아닌 차량을 등록해주지 않는 관리사무소 방침에 앙심을 품고 이틀간 주차장 출입구를 막았다.

지난해 6월 인천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 출입로구에 1주일간 방치된 차량. 연합뉴스

도로교통법상 주차금지 구역에 차를 댈 경우 차량 이동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아파트 내부 통로는 이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사유지여서 행정 조치가 어렵다.

또 자동차관리법상 무단 방치 차량을 강제 견인하려면 차량이 2개월 이상 방치돼야 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다 보니 사실상 즉각 대응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난달 경기 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은 차량. 연합뉴스


이번 사례는 ‘업무방해 혐의’ 적용해 견인 조치

그러나 이번 인천 서구 사례는 경찰이 적극적으로 현장 CCTV 영상과 관계자 진술 등을 확보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기 때문에 신속한 이동 조치가 가능했다.

경찰은 A씨가 차량으로 아파트 입구를 막아 경비원의 주·정차 관리 업무 등을 방해한 점과 이에 따라 아파트 단지 내 통행에 차질이 빚어진 점에 주목했다. 형법 제314조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A씨가 과거에도 수차례 미등록 차량으로 입차한 이력을 제시하며 아파트 관리규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운전자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자 긴급 압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차량을 견인 조치한 뒤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영장을 발부받았다.

인천 서부서 관계자는 “아파트 입구를 막은 차량을 강제로 이동 조치한 것은 전국 최초 사례”라며 “공익을 훼손하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적극 조치하겠다”고 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985 한인 첫 美상원의원 도전 앤디김 "당선돼서 의회에 다양성 강화" 랭크뉴스 2024.05.21
23984 ‘사법방해’ 대명사 된 김호중…검찰총장 “구속 판단에 적극 반영” 랭크뉴스 2024.05.21
23983 금리 인하 기대감에…힘 받는 '코스피 3000' 낙관론 랭크뉴스 2024.05.21
23982 “1兆 투자하는 자린데...” 중기부 산하 창업·벤처기관장 수개월째 공석 랭크뉴스 2024.05.21
23981 아동학대 의혹 태권도 관장, 누명 벗었다... CCTV 속 반전 랭크뉴스 2024.05.21
23980 “응급환자 받아줄 곳 점점 줄어” 10곳 넘게 전화돌려 겨우 이송 랭크뉴스 2024.05.21
23979 뒤늦게 확보한 사고 영상‥뒤집힌 과실 책임 랭크뉴스 2024.05.21
23978 버틸까 아니면 복귀?… 전공의들 데드라인 앞두고 ‘술렁’ 랭크뉴스 2024.05.21
23977 ‘文회고록’ 여진… 통일부 장관 “히틀러 믿었다가 세계대전” 랭크뉴스 2024.05.21
23976 [이대근 칼럼]대통령을 위한 변명 랭크뉴스 2024.05.21
23975 "2023년 남극 해빙 기록적 감소는 2천년에 한 번 있을 사건" 랭크뉴스 2024.05.21
23974 오락가락 정책 실패 반복되면 등 돌린 민심 되돌릴 수 없다[사설] 랭크뉴스 2024.05.21
23973 연고제가 화장품으로… 제약사 만든 화장품 매출 껑충 랭크뉴스 2024.05.21
23972 [삶-특집] "모임에서 정치얘기 안하는 게 원칙…안그러면 대판 싸우거든요" 랭크뉴스 2024.05.21
23971 단백질 접히는 소리 들리나요, 과학과 음악의 만남 랭크뉴스 2024.05.21
23970 “많이 뽑아놨는데 일이 없네” 회계법인 최대 고민된 인건비 랭크뉴스 2024.05.21
23969 YTN ‘김 여사 명품백 영상’ 사용금지 랭크뉴스 2024.05.21
23968 계속 투자냐 변경이냐… LG엔솔 美 3공장의 운명은 랭크뉴스 2024.05.21
23967 '술타기' 수법까지 쓴 김호중... 과학수사는 음주운전을 잡을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5.21
23966 뉴욕증시 혼조 마감, 다우 4만선 아래로·나스닥은 최고기록 경신 랭크뉴스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