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박상혁의 OTT 충전소] 대만 ‘상견니’ 일본 ‘나는 내일’ 한국 ‘선재’

‘선재 업고 튀어’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요즘 회사에서 드라마 보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참 세상 편한 일을 하는구나’ 싶겠지만, 돈 받고 하는 일은 뭐든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히 시청자보다 먼저 가편집된 영상을 시사할 때는 긴장된다. 재미없다고 말하면 만든 사람의 눈총을 견뎌야 하고, 재미있다고 말하면 그 말이 시청률로 증명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쁘지 않네요” 등 애매모호한 말로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정말 재미있어서 흥분하는 경우가 있다. 화제 몰이 중인 ‘선재 업고 튀어’(tvN)가 그랬다. 첫 시사가 끝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 드라마가 대박 난다는 데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 아니 ‘오버’를 했다.

난관이 많은 드라마였다. 나이 드는 티브이 시청자를 생각하면 아이돌 스타와 학창 시절의 첫사랑이라는 기획은 시도하기 어렵다. 가벼운 연애물처럼 보이지만 주인공 연기가 쉽지 않다. 10대부터 30대까지 소화해야 하고, 남자 주인공은 수영도 노래도 잘해야 한다. 여자 주인공은 툭하면 물에 빠지고 감금당한다. 장애를 비관할 정도로 절망하지만, 다음 장면에선 세상 발랄한 코믹 연기를 해야 한다. 이 드라마 인기에는 남녀 주인공 변우석과 김혜윤의 열연이 큰 몫을 했다.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일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연출은 코미디를 살리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잘 담아냈다. 우산 엔딩과 하나의 사건을 남녀의 각기 다른 시점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쫄깃하다. 주인공이 처음 과거로 돌아간 시기는 2008년이다. 5명의 동방신기가 ‘미로틱’을 부르고, 빅뱅이 ‘붉은 노을’을 소환하고,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춤을 온 국민이 따라 하는 중에 샤이니, 투피엠(2PM) 등이 데뷔했던, 2세대 아이돌의 전성기다. 그때 시절 노래를 일주일 내내 흥얼거리게 된다.

선재와 솔은 자신의 목숨보다 서로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비현실적이라고? 아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바라던 ‘러브 스토리’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 가볍게 만나고 쿨하게 헤어지며 철저하게 조건을 따져 가성비 있는 사랑을 추구한다고? 그렇지 않다. 시대가 변해도 청춘은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다. 의심하지 않고 계산하지 않는다. 덕분에 우리는 어제 본 드라마로 오늘이 함께 즐거웠던, 본방 사수의 그 시절로 돌아왔다.

만약 미래에 2024년으로 회귀하는 드라마가 나온다면, 분명 그때의 주인공은 ‘선재 업고 튀어’ 속 이클립스가 부르는 ‘소나기’를 듣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토록 뜨거운 로맨틱 코미디가 존재했던 2024년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아, 이렇게 말하면 내가 또 오버하는 걸까?

‘선재 업고 튀어’에 빠졌다면 대만 드라마 ‘상견니’와 일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도 추천한다. 넷플릭스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상견니’는 ‘선재 업고 튀어’처럼 여자 주인공이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남자 주인공과 풋풋한 사랑을 하고, 그 시절이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남녀 주인공의 시간이 엇갈리게 흐른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546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쓴 대표 민중시인 신경림 별세(종합) 랭크뉴스 2024.05.22
24545 경찰,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영장…위험운전치상 혐의 추가 랭크뉴스 2024.05.22
24544 김 의장 "채상병 특검법, 합의 안 되면 28일 본회의 표결" 랭크뉴스 2024.05.22
24543 올해 수능도 '킬러문항' 배제…사설 모의고사 '판박이 문항' 검증 강화 랭크뉴스 2024.05.22
24542 '내일 공연' 김호중에 구속영장... 영장실질 앞두고 공연 강행? 랭크뉴스 2024.05.22
24541 박성준 "채상병 특검법, 수정안 없다… 22대 국회 7월 처리 추진" 랭크뉴스 2024.05.22
24540 [속보] 경찰, 음주 뺑소니 혐의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4.05.22
24539 이재명,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양심 있는 국힘 의원 결단하라” 랭크뉴스 2024.05.22
24538 기업이 신촌·이대 상권 살릴까…새 주인 찾은 신촌민자역사 가보니[비즈니스 포커스] 랭크뉴스 2024.05.22
24537 글로벌 증시 사상 최고치 랠리, 대만보다 못한 한국만 왕따? 랭크뉴스 2024.05.22
24536 [속보]경찰,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도주치상 혐의”···소속사 대표·본부장도 랭크뉴스 2024.05.22
24535 ‘갑질 논란’ 강형욱, 회사는 승승장구… 순이익 7배 ‘껑충’ 랭크뉴스 2024.05.22
24534 [속보] 경찰 '음주 뺑소니' 혐의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4.05.22
24533 ‘반도체주 반등’에 코스피 상승 전환… SK하이닉스 최고가 경신 랭크뉴스 2024.05.22
24532 코오롱, 뭘 증명하고 싶었을까?...떠나간 회장님의 '빈자리'[안재광의 대기만성] 랭크뉴스 2024.05.22
24531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과 사악함 따져보기 [세상읽기] 랭크뉴스 2024.05.22
24530 [속보] 경찰,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4.05.22
24529 경찰,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4.05.22
24528 '채상병 특검' 재표결 두고 여야 "이탈표 더 있다"‥"결과는 그대로" 랭크뉴스 2024.05.22
24527 [속보] 경찰, '음주 뺑소니' 가수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랭크뉴스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