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책과 세상]
우타 제부르크 '인류가 차린 식탁'
양고기 스튜 조리법이 문자로 기록될 당시 바빌론은 세계 최대의 도시였다. 게티이미지뱅크


"살코기를 사용할 것. 물을 준비할 것. 거기에 고운 가루소금, 말린 보리빵, 양파, 페르시아 샬롯과 우유를 넣어줄 것. 파와 마늘을 잘게 썰어 넣을 것."

기원전 1730년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고대 왕조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양고기 스튜' 조리법이다. 사회질서 확립을 위해 문자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바빌론에서 쐐기 문자 점토판에 조리법을 기록해 둔 덕분에 약 4,000년의 시간을 이겨내고 현재에 전해진다. 이는 인류사에서 문자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조리법 중 하나다.

음식엔 인류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음식이 생존을 위한 영양분 공급원인 동시에 공동체 결속의 수단, 민족의 자산, 계층 구분의 상징 등으로 복합적으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책 '인류가 차린 식탁'은 음식에 얽힌 인류사의 단편을 유쾌하게 설명한다. 1만 년 인류의 역사를 따라 가는 가벼운 미식 기행 같은 책이다.

로마시대의 잘나가는 귀족 집안 잔치에는 기상천외한 음식이 식탁에 올랐다. 구운 멧돼지의 뱃속에 살아 있는 새를 숨겼다가 손님들을 놀라게 만드는 방식이 특히 인기였다. 로마시대의 음식은 다분히 계급적이었다. 계층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었다. 체력 소모가 많은 검투사들은 단백질 섭취가 절실했음에도 비싼 고기 대신 곡류와 콩 종류만 먹었다.

음식은 인류의 욕구를 반영한다. 예컨대 중국 원나라가 기원인 훠궈는 공동체를 만들려는 욕구에서 출발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밥상과 떨어지지 않으려는 인류의 욕구는 배달 문화를 발전시켰다.

인류가 차린 식탁·우타 제부르크 지음·류동수 옮김·애플북스 발행·292쪽·1만9,800원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4215 환율이 8개월 만에 60% 급등…폭망한 ‘김정은노믹스’? [뒷北뉴스] 랭크뉴스 2024.06.01
24214 [단독] 최태원측 "판결문 비공개" 요청…김시철 재판장 거부했다 랭크뉴스 2024.06.01
24213 [지방소멸 경고등] 신교대 떠나고 기차 멈추고…활기 잃은 '연천군 제3도심' 신서면 랭크뉴스 2024.06.01
24212 "다시 1989년 톈안먼 시위로 돌아간다면?" 중국인의 답변은 랭크뉴스 2024.06.01
24211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합헌···“TV수신료 안 내도 되나요?”[QnA] 랭크뉴스 2024.06.01
24210 사우디 펀드, 중국 AI 스타트업에 투자 단행…“美 독주 견제 관측” 랭크뉴스 2024.06.01
24209 트렌드포스 "삼성전자 노조 파업 선언, 메모리 생산 영향 없어" 랭크뉴스 2024.06.01
24208 추미애 운영위·정청래 법사위… 민주당 공격수 전진배치 '원 구성' 압박 랭크뉴스 2024.06.01
24207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 한재림의 예술적 야심이 닿은 나쁜 종착지[위근우의 리플레이] 랭크뉴스 2024.06.01
24206 ‘K팝 댄스에서 신점까지…’ 외국인, 한국을 체험하다 랭크뉴스 2024.06.01
24205 한화 유니폼 입고 양손엔 성심당 빵…확 살아난 대전 옛 도심 랭크뉴스 2024.06.01
24204 '눈으로 먹는 게' 중요한 일본…그래도 '빛 좋은 개살구'는 싫은 한국 [같은 일본, 다른 일본] 랭크뉴스 2024.06.01
24203 한동훈 때린 홍준표 떠오른다…'안철수 저격수' 김태흠 속내 랭크뉴스 2024.06.01
24202 [김학주의 투자바이블]히피들의 저항이 재현될까 랭크뉴스 2024.06.01
24201 뉴욕증시, PCE인플레 확인에 혼조…다우 올해 최대폭 급등 마감 랭크뉴스 2024.06.01
24200 중부지방·경상권 중심 비 소식…낮 최고 18∼28도 랭크뉴스 2024.06.01
24199 검사 '1호' 탄핵 기각 … 손준성·이정섭 탄핵은 어떻게 되나 랭크뉴스 2024.06.01
24198 모집요강 공고, 학칙 개정 완료… 의대 증원, 의대생 복귀 빼곤 마무리 랭크뉴스 2024.06.01
24197 '1900조 황금알' 수소 생태계… '퍼스트 펭귄' 레이스 뜨겁다 [수소가 미래다] 랭크뉴스 2024.06.01
24196 伊도 반도체 보조금 경쟁…STM 신설공장에 3조원 지원 랭크뉴스 2024.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