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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공간인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은 군부독재정권의 유혈 진압에 맞서 이곳에서 버스와 택시 200여대를 앞세우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5월18일 발생한 민주화운동에서 국가 폭력으로 다친 피해자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권 행사를 금지한 5·18 보상법이 위헌이라는 2021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정신적 손해를 인정하는 법원 판단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18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3단독 이서윤 판사는 지난달 5일 국가 폭력의 피해자 A씨가 법원에 낸 6000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해당 판결은 지난달 23일 확정됐다.

A씨는 1980년 5월20일 택시를 타고 광주 도청 쪽으로 이동하던 중 공수부대원들에 의해 영장 없이 연행돼 구타를 당했다. 이 구타로 A씨는 머리와 왼쪽 팔을 다쳐 24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5·18 보상법에 따라 가혹행위에 대한 보상금을 받았지만, 정신적 손해와 관련한 배상을 인정받지 못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5월 5·18 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보상금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해 ‘정신적 손해’에 대해 추가로 손해배상 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국가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지난해 11월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의해 헌정질서파괴 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국가 공무원이 공권력을 남용해 A씨를 무차별적 구타하고 연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그로 인해 다친 A씨가 견디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국가는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국가는 5·18 보상법에 따라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된 ‘기타지원금’ 항목에 정신적 손해 배상금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생계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급된 사회보장적 성격의 돈인 점에 비춰볼 때, 위로금 명목의 돈이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지급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불법행위가 일어난 때로부터 약 44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배상이 지연됐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배상 판결 등에서 인정된 위자료 액수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국가가 A씨에게 지급해야 할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2000만원으로 정했다.

헌재 결정 이후 법원은 정신적 손해 배상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광주지법은 지난 1월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며 수십년간 사회 참여와 생명 평화운동에 나선 고(故) 정의행(본명 정철) 호남인권사랑방 의장의 자녀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에 각각 28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 1018명이 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자료 476억9000여만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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