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를 받는 중인 가수 김호중.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뺑소니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18일 새벽 김씨가 사고 전 방문한 유흥주점을 압수수색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흥주점에 수사관을 보내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김씨의 사고 전 음주 정황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으로부터 “김씨가 술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 쪽은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가 콘서트를 앞둬 술을 마시지 않았고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전날 김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강남경찰서에 전달했다. “김씨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 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 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국과수 감정 결과의 뼈대다.

김씨는 앞서 지난 9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음주 측정이 불가능한 사고 발생 17여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가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한 것으로 드러나며 음주운전 의혹이 일었다. 사고는 귀가한 김씨가 다시 차를 몰고 나와 운전하던 중 발생했다.

경찰은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했다고 밝힌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거짓 자수한 매니저에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지난 16일 김씨의 집과 이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씨 쪽은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컨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겨레

박종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