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영장 기각으로 경영 복귀 불씨 살아나
총수 공백 장기화로 M&A·12조 투자계획 올 스톱
사법 리스크에도 경영 정상화 시도 계속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지난 17일 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속을 피했다. 2011년 또 다른 횡령∙배임 혐의가 유죄로 선고돼 형을 마치고 2021년 만기 출소한 지 불과 3년 만에 다시 수감될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경영에서 멀어진 잃어버린 10년을 깨고 복귀 의지를 나타냈지만 구속으로 ‘옥중 경영’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일단 피했다. 이 전 회장은 태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올해 안에 경영 복귀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시점을 검토하고 있었다. 태광으로서는 10년이 넘는 총수 공백이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공개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도 불리는 이 전 회장은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평가받는다. 2004년 회장이 된 이후 케이블TV 티브로드와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 예가람저축은행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태광그룹을 계열사 50개의 대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형을 치르는 동안 태광그룹의 인수합병(M&A) 시계는 멈춰 섰다. 2018년 재계 순위 36위까지 올랐던 태광은 지난해 52위가 됐다.

이 전 회장이 출소한 다음 해인 2022년, 태광그룹은 향후 10년간 1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에 6조원, 섬유 부문에 4조원, 금융·미디어 부문에 2조원을 쏟아 붓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실질적인 추가 투자 계획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총수 부재가 투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인신 구속은 피했다지만, 이 전 회장에 대한 횡령 수사가 계속되는 만큼 사법 리스크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이후에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에 대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3월 김우진 서울대 교수와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를 사외이사로, 정안식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들은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운용이 주주 제안 형식으로 이사로 제안한 인물들이다. 이 중 김우진 교수는 20년 넘게 기업 지배구조를 연구해 온 자본시장 전문가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자사주 관련 연구 실적을 보유해 앞으로 태광산업의 지배구조 개선, 자사주 활용과 관련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트러스톤 측은 전했다.

태광 관계자는 “주주들의 쇄신 요구에 대주주도 상당 부분 공감한 결과”라며 “앞으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주주와의 관계를 일방 소통에서 쌍방향 소통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823 강성 당원 이탈에 지지율 확 빠진 민주당... "당원 표심 10% 룰"까지 등장 랭크뉴스 2024.05.20
23822 “갑자기 4배? 원칙대로?”…성심당 대전역점 월세 논란 랭크뉴스 2024.05.20
23821 ‘음주 뺑소니’ 김호중 클래식공연 강행…티켓 매출 40억 ‘위약금’ 의식? 랭크뉴스 2024.05.20
23820 [단독] 김호중 사고 3시간 뒤 현장에선 수상한 움직임 랭크뉴스 2024.05.20
23819 이주호 부총리, 총장들 불러 “의대생 1대1 설득해 달라” 랭크뉴스 2024.05.20
23818 이란 2인자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 랭크뉴스 2024.05.20
23817 전공의 복귀 디데이에도 1만명 중 600명만 출근... 정부 "복귀해야 선처 고려" 랭크뉴스 2024.05.20
23816 내부 정적 소행? 이스라엘 관여?...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음모론 난무 랭크뉴스 2024.05.20
23815 '집행정지 기각' 이후 '의대 증원' 학칙 개정 속도전 랭크뉴스 2024.05.20
23814 팝업·뮤즈의 힘…日서 화장발 받는 올영 랭크뉴스 2024.05.20
23813 [단독] 한동훈, 본인 지지율 언급하며 측근들에 ‘당 대표 나가겠다’ 랭크뉴스 2024.05.20
23812 ‘해외 직구 혼선’에 대통령실 사과…여당도 “주저 없이 비판할 것” 랭크뉴스 2024.05.20
23811 김호중, 열흘 만에 ‘음주 운전’ 인정한 이유 뭘까?···‘구속 가능성’ 촉각 랭크뉴스 2024.05.20
23810 코스피 입성 도전 시프트업, 3조5000억 몸값 꺼냈다… 내달 상장 목표 랭크뉴스 2024.05.20
23809 민주당 지지율 6.1%P 급락…"강성 지지층 이탈" 랭크뉴스 2024.05.20
23808 "명품백 수수 영상 사용금지"‥내려온 지시에 YTN '부글' 랭크뉴스 2024.05.20
23807 [영상] “비명소리 났다” 대천항 정박 어선서 가스흡입으로 3명 중·경상 랭크뉴스 2024.05.20
23806 ‘붕괴 조짐’ 소문에 떨고 있는 연세대 기숙사 학생들···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4.05.20
23805 윤 대통령, 채 상병 특검법에 취임 후 열 번째·총선 후 첫 거부권 행사하나 랭크뉴스 2024.05.20
23804 ‘기숙사 붕괴 불안’ 연세대 측 “임시 조치… 정밀 안전진단 시행할 것” 랭크뉴스 202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