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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에서 ‘밈(Meme) 주식’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밈 주식이란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중심으로 실적과 상관없이 투자가 이뤄져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을 일컬는 말이다. 최근 2021년 처음으로 밈주식 광풍을 일으킨 주역이 돌아왔음을 예고하는 이미지를 올리자마자 밈 주식들은 폭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중이다.

밈주식의 대표주자인 게임스톱은 이틀간 100%를 넘게 올랐다가 이틀 연속 19%, 30% 떨어져 27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밈주식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도 게임스톱과 함께 100% 이상 폭등했었는데, 15% 이상 추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밈 주식과 함께 엮이는 도지코인 등의 밈 코인들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열풍이 그저 해프닝에 그칠 것인지, 다시 한번 게임스톱 사태를 일으킬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표시된 게임스톱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거대 투자세력을 꺾어버린 개미군단의 난, 게임스톱 사태 이끈 야옹이
이번 폭등은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키스 질이 온라인에 이미지 한 장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과거 ‘게임스톱 사태’를 이끈 대왕개미이자 밈 주식을 만들었던 인물로, 지난 3년 간 별다른 활동 없이 잠적한 상태였다. 질은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 게임기를 들고 있던 남성이 이제부터 제대로 해보겠다는 듯 상체를 바로 세우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 이미지를 자신의 엑스(전 트위터)에 올렸다.

어떤 설명도 없이 올라온 이 이미지의 조회수는 단번에 2000만 건을 돌파했다. 이후 질은 ‘앞으로 바쁜 몇 주가 될 거야, 형제여’란 드라마 대사 등이 담긴 동영상도 올리는 등 자신이 어떤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주식시장에서 곧바로 밈 주식들이 반응해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출신인 질은 개인투자자용 기업분석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2019년 매사추세츠 지역 보험사로 옮겨 마케팅을 담당해왔다. 그가 게임스톱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6월로, 당시 주가는 5달러 내외였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레딧의 주식토론방에서 게임스톱이 새 고객을 끌어모을 잠재력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고 이듬해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 군단의 게임스톱 매수를 이끌었다. 기존 투자업계에서는 게임스톱의 기업 전망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를 걸었는데, 개인들의 집합이 거대한 세력집단을 꺾어버린 ‘개미의 난’이 일어난 것이다.

2년이 채 되지 않은 2021년 1월 게임스톱 주가는 장중 120.75달러까지 치솟았다. 공매도로 맞선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을 봤는데,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다음 해 문을 닫은 멜빈캐피털이 대표적이다. 숏커버(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를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다시 게임스톱을 주워담는 행렬까지 이어지면서 게임스톱은 재차 폭등하기도 했다.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로 알려진 키스 질. /연합뉴스

2021년과 다른 현 시장...“증시 좋은데 밈 주식 왜 하나?”
이틀 연속 날아올랐던 밈 주식이 며칠 만에 다시 기운이 빠진 이유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및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뉴욕 3대지수의 상승이다. 통상 변동성이 큰 밈 주식은 증시가 지지부진할 때 수익을 얻기 위한 대체투자로 이용되곤 하는데, 증시가 좋아진 상황에서는 굳이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 추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이날 최초로 장중 4만 선은 뚫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장초반 5325.49까지 오르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틀 연속 신고점을 찍은 나스닥 지수도 장중 1만6797.83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증시의 강세는 물가 압력 완화와 금리인하 기대감 덕분이다.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하고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들어 CPI가 전월보다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시장에는 아직도 밈 주식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포스트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게임스톱과 AMC는 지난 15일 기준 옵션 거래량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 종목에 들었으며, 대부분의 옵션 구매자는 주식 상승에 베팅하는 콜 옵션을 구매했다. 그러나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의 메모에 따르면 이들의 차입 속도는 2021년 게임스톱 사태 당시와 비교해 훨씬 적고 제한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밈 랠리는 게임스톱과 AMC의 기업가치를 110억 달러(약 14조9200억원) 정도 상승시켰다”면서 “그러나 15일 증시 개장 몇 분 만에 엄청난 부분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시장 전략가 벤 레이들러는 “2021년과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며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늘렸던 저축을 모두 소진했고, 이자율이 훨씬 더 높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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